나의 더블 데이트 - 11부
나의 더블 데이트 - 11부
내 팬티를 내리고 자지를 꺼내던 진희는 멍한 눈으로 동생을 돌아본다.
".....왜?"
"지금 뭐하는 거야! 지금 그 자식이랑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악다구니를 쓰는 명희를 보며 진희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투로 말한다.
"........너도, 주인님 자지를 빨고 싶은 거야?"
"뭐라고?"
"그게 아니라면, 방해하지 말아줘."
진희는 그 말을 마치고 이내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명희는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그렇다고 진희가 내는 음란한 소리까지 모두 차단하지는 못했다. 멍청한 년. 귀를 가리면 될텐데 말이다.
진희의 오랄 봉사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나자 그녀를 엎드리게 했다. 진희의 머리가 명희쪽을 향한다. 개처럼 엎드린 진희의 뒤에서부터 자지를 넣기 시작한다. 내 자지가 안으로 들어가자 진희는 파르르 떨며 좋아했다.
"하응....하악....하아...."
"방금 네 년의 보지에 꽂힌 게 뭐지?"
"주인님...자지...."
"그래. 정답이다. 상으로 더 쑤셔줄게."
"하앙...하악.....하앙....."
진희는 내가 지난 며칠간 가르친 음란한 소리를 계속 지껄였다. 바로 앞에서 머리를 감싸고 울부짖고 있는 동생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하아...하앙...주인님...하앙...하악....."
"그래. 옳지. 보지를 더 조여봐."
"하앙...하앙...하악....."
진희의 보지를 향해 쩔컥거리는 좆질을 하면서도 내 눈은 오로지 명희를 쳐다보고 있었다. 성욕 보다 더한 쾌감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것은 파괴를 통한 욕구충족. 성욕보다도 훨씬 더 고귀하면서도 순수한 욕망이다. 자신의 육체가 더럽혀지고, 자신의 육친이 더럽혀지는 현장을 보며 파괴된 한 여자의 괴로움이 너무도 색스럽다. 저것이야 말로 진정한 욕망이다.
"하아...하앙...주인님...하앙...하악...하앙... 더어... 하앙......"
"언니... 언니... 제발...."
명희의 비명과 울부짖음. 진희의 비음과 신음소리. 어떤 것이 날 더 달아오르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밤이 으슥해지도록 그렇게 난 두 여자를 범했다. 약속대로 명희에게는 손 끝 하나, 귀두 끄트머리조차 대지 않는다. 진희를 범하면 범할 수록 명희는 괴로워하며 울부짖었고 진희는 쾌감에 목말라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바깥은 이제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때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규칙적이면서도 반복되는 알람 소리. 마치 경찰차에서 나는 듯한, 그런 경광등 소리였다.
삐-뽀- 삐- 뽀-
그 소리를 들은 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경찰이라니! 방금 전까지 쑤시던 진희에게서 자지를 뽑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바닥에 널부러져서 울고 있는 명희를 째려봤다. 병원에서 이곳으로 오는 중에 혹시 나 몰래 신고한 것이 아닐까 의심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틈은 없었다. 그래도 일단 확인해야 한다. 내게 자꾸 달라붙으려는 진희를 밀어내고 명희에게 다가갔다.
"너냐? 네가 신고했어?"
넋이 나간 사람처럼 울고 있던 명희는 그제서야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알아차린 모양이었다.멍투성이, 상처투성인 그녀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 내가..... 하지 않았지만.... 쿨럭... 잘 되었네... 흥...."
명희를 향해 침을 한 번 뱉어주고 돌아선다. 자꾸 들러붙으려는 진희를 밀어내고 창문으로 다가갔다. 반지하에 자리한 징벌실인지라 바깥으로 난 창문은 아주 작고 좁았다. 그 틈으로 살짝 보이는 교회 마당에는 여러 대의 경찰차가 경광등을 울리며 서 있었다. 게다가 본당 입구 쪽으로 닭장차가 하나 접근하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 겨우 강간범 하나 잡자고 쳐들어온 경찰병력의 수가 아니었다.
"여기 잠깐 있어."
진희에게 당부하고 복도로 나간다. 왔던 길을 거슬러 건물 입구 쪽으로 향한다. 모퉁이를 돌기 직전,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1팀은 위로! 2팀은 아래로! 3팀은 건물 전체를 둘러 싸고 튀어나오는 놈들을 잡을 수 있도록 해."
몹시 낮은 톤의 목소리였다. 말의 내용으로 보아 여기에 쳐들어온 경찰병력을 이끌고 온 사람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저 여자 목소리, 분명 어디서 들어본 것 같다. 위험을 무릅쓰고 고개를 살짝 내밀어 로비 쪽을 쳐다본다. 이런 젠장.
그녀였다. 어쩐지 어디서 들어본 목소리다 싶었다. 예감이 좋지 않더라니.... 그때 원 목사 사무실 앞에서 만난 젊은 여자청소부는 역시 평범한 청소부가 아닌 모양이었다. 그녀는 지금 청소부 복장이 아닌 검정색의 슈트를 차려입고 저기 서서 경찰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그녀는 내 얼굴을 알고 있다. 난 결코 이 교회에서 일어난 일들에 무관하다고 주장하기 힘들 것이다. 검은 옷의 그녀는 마치 죽음의 낫을 들고 찾아온 사신처럼 보였다..
"크크크...."
왜일까.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래 여기까지인거다. 여기까지면, 정말 잘 해주었다고 나 스스로를 칭찬해본다.
누명. 그리고 복수.
나에게 지워진 죄값을 치르면서도 내내 떠나지 않았던 어떤 개념이, 아까부터 머리 속에서 점점 옅어지고 있다. 지우개 역할을 하고 있는 감정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허무"쯤 되려나.
약을 쓰고, 사람을 쓰고, 린치를 가하며, 성적인 모독을 통하여 내가 뜻하던 바를 이루었다. 그런데 지금 내게 남은 건 뭘까. 다시 또 잡혀들어가 다시 죄값을 치르고 복수를 다짐하게 될까. 또다시 그 무겁디 무거운 분노의 사슬에 묶여 기나긴 세월을 허송세월하게 될 것인가.
"거기 누구야!"
지하쪽으로 다가오던 누군가가 날 발견한 모양이다. 대답할 의무는 없다. 몸을 돌려 복도를 따라 달렸다.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과 발소리를 무시한다. 징벌실에 도착하자 명희가 진희를 일으키고 있는 장면이 보였다. 성한 곳 하나 없는 명희는 내가 들어오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자신의 몸으로 제 언니를 막아선다. 그래, 나도, 네 년도, 그리고 네 언니도.... 모두 수고했다. 수고가 아주 많았다.
"나가. 네 언니를 데리고."
순순히 비켜 문을 내주자 명희는 되려 의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리도 아니다. 여태까지 내게 그렇게 당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난 이번에 어떤 트릭도 없었다. 대신 진희에게 다가가 그녀를 품에 안고 귀에 속삭인다.
"지난 며칠간... 수고 많았다. 이제 넌 해방이야."
"주인님....?"
"네 주인은, 이제 좀 쉬련다. 가봐라."
진희를 밀어내었지만 그녀는 내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명희가 몇번이고 당기고 나서야 겨우 나한테서 떨어졌다. 복도에 들려오는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는 곧 이 방에 들이닥칠 것이다. 난 아까까지 진희가 들어가있던 창살로 내가 들어간다. 그리고 창살 사이로 손을 내밀어 자물쇠를 채워버렸다. 열쇠는 나에게 있으니 나 말고는 누구도 들어올 수 없다. 자물쇠를 풀어내거나 문이라도 뜯어내지 않는 이상 말이다.
"주인님!!"
창살 밖의 진희가 울부짖는다. 그러고보니 그녀는 쑤시다 말았었지. 영문 모를 얼굴로 날 향하는 명희. 크크. 이제 더 이상 너와 나 사이에 주고 받을 빚은 없는 거다. 네 년은 내게 강간범이란 누명을 씌웠고 난 사람을 써서 네 년을 실제로 강간했으니, 이 어찌 공평하다 하지 않으리오.
"모두 꼼짝마!!"
징벌실의 문이 열리고 몇 사람이 뛰어들어왔다. 징벌실의 문은 밖에서 잠그도록 되어있어 안에서 락을 걸 수 없다. 그들중 어떤 이는 담요 같은 걸 들어 알몸인 진희를 덮어준다. 징벌실로 들어온 이들 중에는 그 "가짜" 청소부도 있었다. 그녀는 날 보며 말했다.
"최한석. 이미 넌 포위되었어. 순순히 연행되는게 어때?"
"제 이름까지 알다니. 이거 영광이군요."
"낙원...에서 서울로 가장 최근에 올라 온 자가 바로 너라고 하더군. 원 목사는 이미 체포되었어. 더 이상 일 어렵게 만들지 마라."
역시 인상적이다. 거의 남자 목소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 저런 여자는 침대에서 대체 어떤 소리를 내게 될까. 마지막 순간인 지금까지도,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멈추지 않다니, 역시 남자란 짐승은 어쩔 수 없나보다.
"어렵게 만들지 않습니다. 전, 좀 쉽게 하고 싶었거든요."
"그게 무슨 소리지?"
"어려운 일은 이제 다 끝났으니까요."
"완전히 끝난 건 아냐. 내게 바텐더의 행적에 대해 말해주면 죄의 경감을 고려해보겠다."
아무래도 그녀는 바텐더를 잡기 위해 이곳으로 온 모양이다. 그렇다면 번짓수가 틀렸다. 난 바텐더가 아니다. 바텐더가 준 물건은 가지고 있지만 말이다. 품에 넣어둔 물건을 꺼내들었다. 내 손에 들린 물건을 보자 가짜 청소부의 양 옆에 선 경찰들이 황급히 총을 꺼내어 날 겨누었다.
"무기를 버려!"
"하하하. 무기라뇨. 이건 무기가 아닙니다."
여자는 내 손에 들린 것을 알아본 모양이었다.
"역시... 네 놈은 바텐더와 상관이 있는 녀석이었군. 그건 바텐더가 만든 거겠지?"
"네. 잘 아시네요."
내 손에 들린 건 바텐더가 내게 준 주사기였다. 방아쇠를 당기는 것만으로 그 안에 든 칵테일을 단숨에 주사할 수 있다. 약효의 가능성은 진희를 통해 철저히 맛보았다. 단 한 방만으로 사람의 정신을 무너뜨리고 기억을 왜곡할 수 있다. 내 손에는 지금 각각 하나씩, 두 개가 들려있었다.
"그만둬! 거기서 쏴봐야 아무도 맞지 않아. 어서 포기하고 나오도록 해."
가짜 청소부 여자는 내게 말했지만, 그녀는 잘못 알고 있다. 웃음이 나왔다.
"맞출 수 있는 사람은 있어요."
"......서..설마?"
두 개의 주사기를 들어 그대로 내 목에 찔러넣는다. 잠깐 따끔하지만, 말 그대로 잠깐이다. 경악에 찬 사람들의 눈빛을 한 몸에 받으며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동시에, 두 개의 주사기를 그대로 당긴다.
"안 돼!!!"
누가 외치는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순간 목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것 같다가 이내 편안해진다. 나의 출생, 나의 성장, 나의 과거, 모든 마음, 모든 생각, 모든 인간관계 그딴게 이제는 아무 소용없어진다. 언제고 원 목사의 예배를 들으며 함께 들었던 찬송가가 뇌리 속에 울려퍼지는 것 같다.
영원히 죽게 될 내 영혼 구하려.........
주께서 십자가 지셨네......
우리의 죄악을 용서해 주시려.........
갈보리 험한길 가셨네........
나의 죄 사했네........
나의 죄 사했네 ..........
나의 죄는, 정말 사해졌는가. 아아. 이제는 그게 무슨 소용이랴 싶다. 그대로 고요함이 찾아오고, 난 영원한 죽음의 길로 접어든다. 살아도, 사는 게 아니고, 죽어도 죽지 않는 피안의 세계가 날 기다린다.
- F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