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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더블 데이트 - 8부


나의 더블 데이트 - 8부 

 

며칠동안 쉬지않고 진희를 탐하고 또 탐한다. 그녀 역시 나에게서 끝없는 쾌락을 얻어갔으니 나쁜 장사는 아니다.

 

 

 나흘이 지나고 닷새가 될 무렵에는 내가 힘들어서 더는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다. 

어떤 날, 새벽 동틀 무렵, 진희는 내게 여태까지 이런 쾌감은 없었노라고 고백했다. 그녀는 진심으로 날 주인님으로 대하고 있었다. 바텐더의 말이 옳았다. 그는 사람이 자기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이유를 찾으려고, 혹은 만들어 내려고 한다고 했다. 그걸 역이용하여 진희에게 "그녀가 내게 안기는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그녀의 행동을 해석할 수 있는 "이유"를 부여했다. 약에 취한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뇌리에 심었고 자신의 행동양식을 그걸로 해석했다. 그렇기에 내가 그녀의 항문을 탐하고 온갖 미친짓을 해대도 무리없이 받아들였다. 

일주일이 넘어서, 그녀의 핸드폰을 켜보았다. 예상대로 부재중 전화, 문자메시지가 수백개다. 이죽거리며 그걸 들여다본다. 조사했던 대로... 명희는 제 언니를 끔찍히 생각하는 모양이다. 문자메시지만으로도 진희에게 쏟아지는 명희의 걱정과 염려를 읽을 수 있었다. 그렇게 들여다보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리기에 배터리를 뽑아버렸다.

"뭐하세요?"

"그냥. 네 년 핸드폰 좀 보고 있다."

핸드폰을 도로 던져놓고 알몸의 진희를 품는다. 침대에 눕자 진희는 아주 자동으로 내 자지를 향해간다.

"그게 그렇게 좋냐?"

".....네에."

이죽거리며 그녀의 말을 듣다가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그럼 말야, 다른 놈 자지는 얼마나 빨아봤지? 다른 남자랑 할 때는 어떤 기분인데? 응? 전혀 만족하지 못했나?"

"그...그건...."

"아니면 니가 좋아하는 특별한 체위라도 있는 거야? 말해봐. 어떤 체위를 하지?"

부끄러워하며 대답이 없는 진희의 유두를 살짝 꼬집어 비튼다. 진희는 나지막한 신음을 냈다.

"이 젖을 몇 명이나 빨아온거야, 대체? 응?"

"아잉...."

 

 

진희는 대답 대신 입을 더 크게 벌려 자지를 한껏 물었다. 입 안쪽에서 혀를 굴려 귀두를 농락하면서 입천장에 닿도록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며 자지 끝부분을 훑어낸다. 난 침대에 반쯤 누운 채였고 그녀는 그런 내 몸을 올라타 엎드려 있었다. 수박만한 그녀의 가슴이 아래로 출렁거린다. 손을 뻗어 그걸 어루만지며 묻는다.

"가슴을 써서 해봐."

망설이던 진희는 비척거리며 앞으로 몸을 기대어 두 가슴으로 자지를 문댄다. 

"이미 해본 모양이군. 응?"

".....자꾸 그렇게 말하지 마요."

"닥치고 하던 거나 해."

진희의 서비스가 시작된다. 뭉클한 감촉을 느끼면서 옛 기억을 떠올린다. 이만한 가슴을 가진 또 다른 여자를 알고 있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잠시 감상에 젖는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저어 우울한 생각을 떨어낸다.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 이제 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다. 진희를 향해 묻는다.

"회사는 안 가나?"

"저... 말인가요?"

"그럼, 여기에 너 말고 또 누가 있어? 응?"

"가...가야 하는데...이...것도 해야 하니까."

"흥."

칵테일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그것만 있으면 멀쩡한 사람 하나 망가뜨리는 게 이토록 쉽고 간편하다. 막상 진희를 이렇게 무너뜨리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명희 그년을 이렇게 쉽게 함락시키면, 나는 아마도 허무함에 몸서리치고 말테다. 조금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었다. 머리 속에서 이후의 계획 방향을 조금 수정하여 정리한다.

"그만 비벼."

진희의 머리채를 잡고 살짝 든다. 가슴으로 자지를 문대고 있던 그녀는 몸을 일으켰다. 나 역시 침대에서 일어나 무릎 꿇은 그녀 앞에 자지를 들이민다.

"입을 벌려."

순순히 입을 벌리는 그녀의 입 안에 자지를 거칠게 쑤셔넣는다. 머리를 두 손으로 붙들고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진희는 웁- 웁- 거리며 머리를 빼내려고 했다.

"가만 있어! 썅년아!"

 

 

내가 몇 번 윽박지르자 진희는 그저 입을 보지처럼 제공한다. 그러나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진희의 눈가에 눈물이 흐르는 걸 못본척 한다. 목구멍 깊숙히까지 쑤셔댄다. 진희는 몇 번이나 웩웩거렸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쑤신다. 어차피 이렇게 해도 날 싫어하지 않을 년이다. 밤새도록 몇 번이 사정을 했기에 정액은 거의 고갈되어 있었다. 간신히 한참만에 사정감이 오자 그대로 싸버린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싸제끼고 나서 자지를 뽑았다. 켁켁거리는 진희를 보며 말했다.

"시끄럽게 굴지말고, 일단 여기에서 기다려."

"기다리라구요?"

"대충 일 처리해놓고 저녁에 이쪽에 올테니. 그리고 핸드폰은 내놓고."

"주인님은요....?"

"할 일이 있으니 말야."

진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옷을 챙겨입었다. 그녀가 옷 입는 걸을 보고 있다가 브래지어를 빼앗았다. 

"앗. 주...주세요."

"흐음. 진짜 크군. 모자로 써도 되겠는데?"

브래지어의 컵 하나가 어린 아이 머리통 하나는 충분히 들어갈만한 크기다.

"주...주세요. 그거 없으면..."

"없으면 뭐? 노브라로 하루 정도 있어봐. 어차피 요새는 계속 알몸으로 있었으면서 새삼스럽게."

진희는 어쩔 줄 몰라하며 망설이다가 내가 내놓지 않자 이내 체념하고 옷을 꿰어입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커다랗게 부풀어 있어 주목의 대상인 그녀의 가슴 한가운데 또렷하게 두드러진 유두의 자국이 몹시 웃겼다. 옷 위로 유두 부분을 만지고 살짝 비틀자 야릇한 신음을 흘린다.

"아무 새끼에게 만지게 하지 말고. 여기 얌전히 있어. 알았나?"

나 역시 준비를 시작한다. 일단 숙소를 나와 본당에 들어가 원 목사를 찾아갔다. 사무실 문을 노크하자 잠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그가 들어오라고 일렀다. 사무실에 들어가자 커다란 책상 너머에 앉아있는 원 목사가 보였다. 그의 책상 앞으로 다가가 빌렸던 반지를 돌려주었다.

"효과가 있던가요?"

"확실히요."

그는 웃으며 그것을 갈무리했다. 그는 내가 좀 빨리 나가주길 바라는 눈치였고, 내가 보기에도 그가 몹시 바빠보였지만 필요한 게 있었다.

"사람이 좀 필요합니다."

"사람이요?"

"믿음이 충만한, 그리고 거친 방법으로 전도하는 걸 즐기는 남자성도들 말입니다. 손 볼 년이 있습니다."

원 목사는 희미하게 웃었다. 내가 말하는 뜻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몇 명이나 필요합니까?"

"다다익선입니다."

"좋습니다. 세 명 정도면 충분하겠지요. 언제까지 준비시키면 될까요?"

"빠를 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징벌실도 썼으면 합니다."

원 목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낙원에서 은혜로부터 나에게 연락이 왔었노라고 말했다. 듣기만 해도 짜증나는 이름이다. 아무래도 거친 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왜요? 또 김 부목이 일 안 하고 날랐다고 합니까? 왜 그런 소리를 저한테 한답니까?"

"그나마 낙원 건설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셨던 분이 없으니 아쉬운가 보죠."

"전 하나도 아쉽지 않습니다."

 

 

살짝 웃는 원 목사를 보면서 은혜의 전갈이 뭐였을지 능히 짐작이 갔다. 일 안 하고 서울로 날라버린 날 향해 독사의 자식이라고 외치고 있을 은혜를 떠올린다. 명희를 조지고 나면 그년이라도 조져야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은혜를 처리하기 위해 칵테일을 달라고 하면 바텐더는 아마도 한 타스를 내주고도 남으리라.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원 목사가 말했다.

"여태까지 한석 씨가 낙원 건설에 힘을 많이 보태주었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성도가 제법 모였으니 우리의 계획도 다음 단계를 향해 나가야겠지요. 지금 한석 씨가 하시는 개인적인 일이 마무리되거든 원래의 일에 돌아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일이 잘 끝나도록 저 역시 약속대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테니까요."

그의 말은 몹시 부드러우면서도 이치에 합당했다. 새된 은혜의 외침보다 내 마음을 더 움직인다. 그렇다. 그와 나와 계약은 아직 유효하다. 그가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걸 지원하듯이 나 역시 그를 도와야한다.

"역시 설교로 먹고 사시는 분 답군요. 말씀에 차마 거역하기 어렵군요."

"하하, 그렇습니까?"

"오늘 일이 잘 되면, 금방 마무리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서울에 더 이상 미련없습니다. 낙원으로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그러시... 으음...."

원 목사가 대답하다 말고 낮은 신음을 흘렸다. 아까 책상 앞에 도달했을 때부터 보았던 광경이 슬슬 마무리 되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원 목사는 지금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다. 그의 아래에는 한 여자아이가 무릎 꿇고 앉아 그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알몸이었다. 하얀 등을 이쪽으로 향하고 있어 얼굴이 보이진 않는다. 쪽쪽거리는 소리와 앞뒤로 움직이는 머리의 모양새를 보며 무얼 하고 있는지 짐작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원 목사가 열심히 모은 "성도"들은 그런 "봉사"를 원 목사에게 하는 걸로 신에 더 가까워진다고 믿는 모양이다. 

"시원하시겠군요."

덕담 아닌 덕담을 건네자 원 목사는 껄껄 웃었다.

"이번에 바텐더가 신제품이라며 하나를 보내주었는데 말입니다, 아주 효과가 좋네요. 전처럼 아예 정신이 날아가버리는 것도 아니고 제대로 즉각적으로 순응하다니 기가 막히군요."

이미 시제품을 세 개나 받은 난 말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 효과는 나도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아주 제대로 느껴보았으니 말이 필요없다. 그나저나 바텐더, 생각보다 쪼잔하구나. 나한테는 세 개나 줬으면서 정작 스폰서나 다름없는 원 목사에게는 딱 하나라니. 날 좋아해서 그랬다기보다는 확실히 바텐더는 교회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게 분명했다.

원 목사에게 내가 필요한 것을 모두 요청했다. 사람과 장소, 그리고 약간의 소품도. 원 목사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니라며 빠른 시간 안에 준비해놓겠다고 했다. 대답을 마친 그는 여자아이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앉게 했다. 

 

 

이번에는 여자아이의 전면이 이쪽을 향했기에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몹시 앳된 인상의 아이였다. 작고 둥근 유방 위에 자리한 유두가 직립해있다. 눈이야 이미 풀려있어 표정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얼굴을 보아하니 이제 갓 고등학생이나 되었을까 싶을 정도의 인상이었다.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원 목사의 취향은 참 역겹다. 그는 일단 구멍 가진 년이라면 위아래로 가리지 않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나 어린 여자애들을 좋아했다. 이건 내 추측인데, 자신의 왜소한 음경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는 내가 계속 쳐다보고 있자 다른 의미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어때요, 한석 씨도 한 번 드시겠습니까?"

원 목사의 권유를 듣고 살짝 어이가 없었다. 나도 나쁜 놈이지만 너 같지는 않다...는 소릴 속으로 삼킨다. 내가 앞으로 할 짓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두 손을 내밀어 고사한다.

"많이 해서... 생각이 없습니다."

"하하. 그럼 나중에라도 생각 있으면 말씀하십시요."

여자아이의 요분질이 시작된다.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내가 남긴 인사는 흐느끼듯 흘러나오는 여자아이의 신음소리에 묻혀 원 목사에게 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까지 걸어가다가 혹시나하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돌려 아이를 다시 한번 더 쳐다본다. 내 시선을 느낀 원 목사는 헐떡이는 가운데 내게 묻는다.

"왜요? 생각이 바뀌셨나요?"

"아...아뇨. 그냥 좀 낯이 익어서."

"아는 년입니까?"

"......글쎄요. 얼굴을 한 번 본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군요."

원 목사의 두 손이 아이의 몸을 탐하는 것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린다. 기억이 그리 분명하게 나는 편이 아니라서 그대로 걸어나가 사무실을 벗어난다. 문을 닫고 돌아서려다가 어떤 이와 부딪힐 뻔 했다.

"아, 실례합니다."

머리 수건을 두르고 손에 대걸레를 들고 있는 청소아줌마였다. 복도를 청소하고 있던 모양이다. 하마터면 그녀가 들고 있는 걸레를 밟을 뻔 했기에 사과했다. 그러자 대답이 돌아왔다.

"괜찮습니다."

잠깐 멈칫해다. 여자치고는 굉장히 낮은 목소리였다. 그리고 젊었다. 청소하는 일은 연세가 제법 드신 분들이 하는 게 보통인데 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어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목소리만으로 봤을 때는 아무래도 마흔은 안 되리라 생각했다. 

 

 

그대로 그녀를 지나쳐 복도를 걸어가던 난 뭔가 이상하다걸 깨달았다. 고개를 돌려 그녀를 다시 확인한다. 걸레와 양동이를 들고 반대편 복도로 걸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쳐다본다. 다시 복도를 본다. 복도는 지저분했다. 방금 전 저쪽을 걸레질 하고 있었다면 여기도 물기가 남아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왜 유독 원 목사의 사무실 앞만 반질반질할까. 사뭇 궁금했지만 나 역시 할 일이 있어 본당을 벗어난다. 숙소에 돌아가 진희를 준비시키고 할 일을 일러준다. 그런 다음 차에 올라타 시외곽 쪽으로 차를 몰았다. 한 시간도 채 걸리지 않아 목표한 건물 앞에 도착한다.

그리 크지 않은 중형병원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 안쪽에 있는 원무과로 다가가 물어본다.

"여기 내과 근무직원 중에 이명희 씨라고 계시죠?"

"그런....데요?"

의심쩍은 표정으로 날 올려다보는 여직원에게 미리 준비한 가짜 신분증을 살짝 보여준다. 길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거기에 찍힌 "대한민국 경찰"이라는 엠블러만 상대의 시야에 각인시킬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어디 조용한 공간 있습니까. 사정 청취할 게 있거든요."

따로 무게잡지 않고, 그리고 너무 겁박하지 않는 말투로 이런 소릴 늘어놓는다. 마치 진짜 경찰이 귀찮아죽겠는데 일이라서 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여태까지 명희의 뒤를 캐내기위해 계속 사용했던 이 신분증의 효과는 아주 좋았다. 바짝 얼은 여직원은 명희를 불러주겠노라며 안쪽에 있는 여직원 휴게실을 내주었다. 작은 응접실처럼 꾸며진 그곳으로 날 안내한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아, 뭐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닙니다. 지금 이명희 씨 언니가 연루된 사건이 하나 있어서요. 간단한 조사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가요...?"

고개를 주억거리는 그녀를 향해 빙긋 웃어보이며 말했다.

"행여나 엿듣거나 하신다면 공무집행방해죄... 아시죠?"

"아, 예. 물론이죠."

굳이 캐물어서 괜한 의심을 샀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그녀는 깜짝 놀란 표정이 되어 물러났다. 휴게실은 그리 크지 않았다. 작은 소파가 두 개 나란히 배치되어 있었다. 그중에서 입구를 등진 위치에 가서 앉는다. 살짝 두근거린다. 어떤 밝은 미래에 대한 설레임이나 기대는 아니다. 지금부터 벌어질 놀라운 해후.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파장. 예상 가능한 비참한 형태의 일그러짐까지.

그리고, 유미의 말이 생각난다.

 

 

- 속세를 떠난 선영이도, 한국을 떠난 유진이도... 마지막까지 선생님에 대해 걱정하고 염려했어요. 그 아이들은 여기 남은 저에게 선생님을 부탁했다고요. 그런데 선생님은 기어코...

....그래, 기어코 나는 해내고 말리라. 날 걱정하는 모든 이의 기대를 짓밟으며 그대로 걸어가리라.

달칵- 

등 뒤에서 문소리가 났지만 굳이 돌아보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 

"이명희 씨죠? 여기 와 앉으시죠."

쭈볏거리며 내 앞의 소파로 와 앉은 명희.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확인한 그녀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손을 들어 날 가리키며 비명이라도 지르는 듯이 입을 딱 벌리는 그녀를 향해 빙긋 웃어보인다. 그리고 몹시 반갑게 인사한다.

"오랜만이다. 이 씨발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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