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더블 데이트 - 4부 >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나의 더블 데이트 - 4부


나의 더블 데이트 - 4부 

 

언젠가 바텐더와 술을 마시며 그가 만드는 약, 아니 칵테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아무리 좋게 보아도 그가 만드는 것은 향정신성 약물인데도 그는 항상 칵테일이라는 이름을 고집했다. 게다가 그가 말하는 효능은 너무도 허황되었기에 난 전혀 믿을 수 없었다.

"그런게 어디 있습니까? 주사 한 방만 놓으면 이성을 놓고 색욕의 화신으로 변한다니..."

"못 믿는군. 저 교회 인간들 표현대로라면 믿음이 부족한 친구로군, 그래."

"믿음이 부족해서 죄송합니다. 그럼 실제로 존재하는지 보여주시든가요."

"아직 재료들이 덜 자랐어. 하지만 내 계산은 정확해. 만들기만 하면 바로 작용할 거라고."

"제 눈으로 보지 않는 건 믿지 않습니다. 엔지니어의 기본 소양입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보지 않으니 믿지 않는다는 내 대답이 바텐더의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는 특유의 켈켈거리는 웃음소리를 허공에 뿌리며 내게 술을 더 권했다.

"보이지도 않는 신을 경배하는 저 사람들의 위해 건배하지."

그렇게 잔이 부딪히고, 우린 술을 마셨다. 그게 보름 전인가, 그렇다.

난 지금 바텐더를 믿고 있다. 믿지 않을 수 없다. 히브리서였던가, 암튼 뭐였던가에서 그런 말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이니" 개뿔! 난 보여야 믿는다고, 보이면 믿을 수 밖에 없고 보이는 것이 증거다!

그러니 지금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리고 내 몸에서 느끼고 있는 감촉이 모두 증거로다.

"우웁... 웁......웁....."

쪽쪽소리를 내가며, 볼이 홀쭉해지도록 내 자지를 물고 빨고 있는 은아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몸이야 흥분되기도 하고 미칠 것 같았지만, 또 하나의 뇌 - 사람의 뇌는 두 개니까 - 우측의 뇌는 생각한다. 바텐더의 말은 진실이었으며 그가 만든 칵테일의 작용은 진짜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웁...우우....웁....."

은아의 입 안은 뜨거웠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자면 아주 자지가 녹아버릴 지경이다. 내가 너무 오래 굶어온 탓도 있으리라. 몇 년만에 받아보는 펠라치오인지 감이 잡히지 않을 지경이다. 바텐더가 캠코더를 들고 이쪽을 찍고 있는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몸은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츄웁- 츄웁-

자지의 끄트머리를 물고 손가락으로 링을 만들어 육봉의 길쭉한 면을 훑어대는 은아의 솜씨는, 제법 많은 자지를 빨아본 솜씨가 분명했다. 그 능숙한 손놀림에, 낯선 여자를 범한다는 죄악감마저 사그라든다. 그래, 그녀는 어차피 남자를 받아들여본 몸이 분명하다. 이제 그녀는 내 물건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쪽으로..."

그녀의 머리를 자지에서 떼어내고 몸을 일으켜 침대로 향하게 했다. 옷을 다 벗길 여유도 없이 치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만 끄집어 내린다. 처음에는 오줌이라도 지린 줄 알았다. 그녀의 손바닥만한 자주색 실크팬티는 흥건한 물로 젖어있었다. 대체 애액을 얼마나 흘리고 있는건가. 속된 표현으로 하자면 그녀는 말 그대로 질질 싸고 있었다.

"흐으음....."

신임을 나지막이 흘리는 그녀의 치마를 밀어올려 허리께로 올려붙이고, 다리를 벌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간이 침대에 누워 아랫도리를 훤히 드러낸 은아의 몸 위로 올라탄다. 아까부터 나와있어 은아의 입 안에서 충분히 담궈졌던 내 자지는 이미 준비완료. 강직도는 물론이요, 원활한 진입을 위한 윤활유가 듬뿍 발라져있다. 그녀의 다리 사이, 붉은 살점이 벌름거리는 그곳을 향해 끄트머리부터 밀어넣는다.

"하악...학...."

 

 

뜨겁다. 아까 입도 뜨겁다고 생각했지만, 아랫입은 더 뜨겁다. 이곳에서라면 벼락받을 소리겠지만 지옥처럼 뜨겁도다. 그렇지만 거기에 담궈진 내 자지가 느끼는 감촉은 천국, 그 자체였다. 어떤 기교도, 어떤 애무도 떠올리지 못하고 그저 미친듯이 좆질만 반복해댄다.

"하악...하악...아악....아응....흐윽...."

다리가 나무로 되어있는데다가 몹시 낡아빠진 연구실의 간이침대는, 우리의 몸 어울림을 미칠듯한 삐꺽거림으로 연주해낸다. 간이침대의 나무 다리에는 기름칠이 부족한 모양이었지만, 나의 세 번째 다리가 묻혀있는 동굴 속은 더 이상의 윤활유가 필요없을 지경이다.

"하악...하악...하윽.....흐으....."

쩔컥- 쩔컥- 쩔컥-

아랫도리에 집중하느라 바빠 위에는 제대로 벗기지도 못했건만, 은아가 알아서 자기 블라우스를 벗어내고 가슴을 꺼낸다. 아까 팬티와 마찬가지로 자주색 브래지어가 나타난다. 가슴을 반쯤 감싸고 있는 컵 안에 담긴 봉긋한 두 언덕이 내 입술을 부른다. 손을 뻗어 컵 부분을 끄집어 내리자 꼿꼿히 직립한 유두가 앙증맞게 외치고 있다. 날 빨아줘, 라고.

"흐읍....흐윽...흑...흑...."

쳡쳡거리는 소리를 내어가며 게걸스럽게 그녀의 유방을 탐해본다. 유두 전체에 침을 잔뜩 발라 손가락 두 개로 집어 조심스레 비벼본다. 문질러본다. 살짝 잡아당겨 보기도 한다. 

"하악...하악...하아악....아응....흐윽...."

각각의 경우마다 다른 흐느낌을 들으며 그녀를 조율해간다. 그녀는 한 손으로는 내 허리를 감싸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가슴을 주무른다. 그녀의 손가락 틈새로 한번씩 비어져 나오는 유두를 덥썩 물어 살짝 깨물기도 한다.

"하악!!! 흐윽....."

그녀의 비음은 점점 더 옥타브를 더해간다. 숫제 짐승의 비명과도 같다. 화살에 꿰뚫린 동물이 피를 줄줄 흘리며 숲 속 길을 걸어가며 괴로워하듯, 내 자지에 꿰뚫린 그녀는 애액을 줄줄 흘려가며 쾌락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린다. 초점을 잃은 눈은 어디를 보는지 알 수 없고 차마 다물지 못하고 벌려진 입가로는 침이 흐른다. 방금 전까지 깔끔하고 도도하게 자리하던 송은아는 어디에도 없다. 

"하으으...하윽...."

다리 한쪽을 밀어올려 공간을 더 확보하고 막바지 피치를 올려 허리를 사납게 찍어누른다. 치밀어오르는 사정감이 견디기 힘들다. 별다른 피임도 하지 않고 해대는 거라 사정 전에 빼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간만에 느껴보는 열락의 기운에서 몸을 빼내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결국 나는...

"끄으윽...."

"하악....하아....."

은아의 몸 위로 무너져내려 숨을 헐떡인다. 마지막 발악을 뱉어낸 자지는 그녀의 안에서 노곤노곤해지고 있다. 은아는 두 눈을 꼭 감고 있었고 두 뺨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어느 순간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졸도 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그렇게 잘한 걸까. 아니면.....

"흐음... 아주 좋은데?"

"바...바텐더..."

"좋은 장면을 찍었어. 카메라 따위는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호쾌한 남자로군. 한석은."

"그...그런...."

 

 

서둘러 몸을 일으키긴 했지만, 이미 늦었단 걸 알고 있다. 알고 있었다. 바텐더가 희죽거리며 캠코더로 두 사람의 행위를 계속 찍어왔다는 것을. 타고나 과학자인 그는 자신의 성과를 비디오로 남기는 것을 좋아했다. 딱히 누군가에게 보여주거나 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자기 자신을 위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어때, 이젠 내 말을 믿을 수 있겠지?"

"믿다...마다입니까..."

몸의 열기가 식자 머리도 냉정함을 되찾았다. 조심스럽게 몸을 빼내어 옷을 찾아입는다. 축축하기 이를 데 없는 자지를 그대로 팬티 안으로 넣는게 못내 찜찜했지만 여기에 마땅히 닦을만한 건 없었다. 옷을 추스리고 바텐더의 곁에 앉자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계산대로 잘 되어가는 군."

"정말... 최음제를 만들어 내신 건가요?"

"후후.. 그래 보이나?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 칵테일은 최음제가 아냐. 색기 넘치는 몸으로 만들기는 하지만 말야."

"그건 또 무슨 말입니까?"

그녀가 깨길 기다리며 바텐더는 내게 칵테일에 대해 알려주기 시작했다.

"내가 이전에 만들었던 칵테일, 뭐,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칵테일 버전 넘버 원의 목표는 이성의 제거였어. 사람은 말야, 생각이 많아. 너무 많다고. 그렇기 때문에 뭐도 안 되고 이것도, 저것도 못하는 경우가 많지. 하지만 동물을 보라고. 동물이 머뭇거리는 거 본 적 있나? 녀석들은 자신의 본능이 무얼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어. 배고프면 먹고 하고 싶으면 하지. 본능에 충실하기에 아무런 고민이 없어. 난, 인간을 그런 동물로 만들고 싶었네."

바텐더로부터 듣는 칵테일의 제작 이유는, 어쩐지 스산한 느낌이었다. 그가 굉장히 돈을 밝히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저 단순히 돈 만을 위해 칵테일을 만든 건 아닌 모양이었다. 칵테일이 만들어진 배경은 처연했고 음울했다. 그의 말이 이어졌다.

"처음부터 바로 쉽게 된 건 아니었어. 칵테일을 만들긴 했지만 임상실험 따위는 꿈도 못 꾸었지. 그래서 각성제처럼 포장하고 팔았다. 팔았다기보단 그냥 나눠주었다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군. 부산 항만에,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 아주 인기가 좋았어. 그들은 정말 아무 생각이 없었거든. 오늘 하루 당장의 피로를 잊고 지친 몸을 뉘여 쉴 수 있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실 사람들이었어. 그러다 그게 너무 팔려서 부산 조직에 찍히게 되었지만 말야. 나름의 성과는 있었지."

 

 

부산이라는 지명을 듣자 아주 예전에 날 향해 선배라고 부르던 부산 아가씨의 얼굴이 잠깐 떠오른다. 그 녀석과 똑같은 얼굴을 한 참한 아가씨 한 분도... 그렇지만 황급히 고개를 저어 그 생각을 털어냈다. 이제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서울 쪽에서 술집 같은 곳에 알음알음으로 유통을 시키다가 지금의 원 목사를 만났지. 다들 최음제니 각성제니 하는 정도로 내 칵테일을 취급하고 있을 때, 원 목사는 본질을 꿰뚫어 보더군. 그는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 되길 원하는 사람이었어. 마치 내 칵테일처럼 말이야. 그는 자신의 설교보다도 강력하게 사람을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내 칵테일을 알아보더군. 그래서 그와 손잡기로 했지."

언제고 한번 따라갔다고 본 원 목사의 예배 장면이 생각났다. 원 목사를 향해 마치 미친사람처럼 울부짖고, 가슴을 두드리며 자신의 죄를 고하던 사람들. 꺼이꺼이 울며, 그렇게 눈물을 흘려가며 소리높여 통성기도하는 이들의 모습에 방금 전 은아의 모습을 겹쳐본다. 자신의 슬픔과 죄에 파묻힌 그들과 자신의 가슴 가득히 욕망에 몸을 맡긴 은아의 모습은 별반 차이가 없어보였다.

"이번에 만든 이 칵테일은, 아주 세심한 거야. 지난번 버전처럼 너무 심하게 이성을 탈피하지도 않고 아주 저열한 수준까지.... 그래, 굳이 표현하자면 박피에 가깝겠군. 세심한 외과수술을 하는 것처럼 정신의 복잡한 부분만을 도려내고 거기에 아주 단순하고 본질적인 감정을 심지. 맹목적이고, 뜨겁고, 돌이킬 수 없는."

사람의 생각을 마치 조각품처럼 이야기하는 바텐더의 말은 쉽게 따라잡기 힘들었다. 간신히 이해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이해했는지 의문일 정도다. 그래서 한 가지 묻기로 했다.

"단순한 감정을 심는다면... 저기, 저 여자는 왜 그렇게 흥분...해서 제게 달려든거죠?"

바텐더는 날 보며 빙그레 웃었다.

"싫었나?"

"아니...나쁘진 않.... 아니다. 뭐, 굳이 이야기하자면.... 좋았습니다. 하지만, 궁금합니다."

"그래서 내가 자네를 마음에 들어하지. 이 상황에서도 현상에 대해서 궁금해하다니 말야. 켈켈."

바텐더는 턱으로 은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년은 지금 몸이 달아있어. 어떻게든 내게 잘 보여서 물건을 얻어가고 싶어하고, 그런 사명을 띠고 여기에 온 이상 뭐라도 해야 하지. 아까 눈치챘나 모르겠다만... 몸이라도 쓸 요량이었어. 물론 나에게 그게 먹힐 리는 없지만 저 년은 그걸 몰라."

그의 말을 들으며 잠깐 의문이 들었다. 그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내가 그 복잡한 생각을 살짝 걷어내었어. 아까도 말했지만 내 칵테일은 최음제가 아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가로막고 있는 브레이크를 제거해줄 뿐이다. 다만, 여성에게 주사할 것이니... 방금 전 칵테일에는 여성 호르몬도 살짝 섞었지. 덕분에 무섭게 발정했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몸을 쓸 생각을 진행시켰겠지. "

깜짝 놀랐다.

"여성호르몬이라니... 에스트로겐이나... 뭐, 그런 거 말입니까?"

바텐더는 껄껄 웃었다.

"그래. 잘 알고 있구만. 단순히 에스트로겐 뿐만은 아니긴 하지만... 뭐, 남자와 달리 이성이 제거되는 것만으로 여자는 달아오르지 않아. 성욕을 돋우는 양념이 필요하단 말이지. 실제로 여성의 주기를 관찰하면, 여성 호르몬이 가장 왕성한 배란기에 가장 큰 성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향적으로는 그걸 가리려고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네. 그런 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지. 덕분에 자네는 아주 즐거운 경험을 했고, 나는 소중한 연구자료를 얻었다는게 중요하지."

그는 빈 주사기 하나를 가져오더니 은아의 팔에서 피를 조금 뽑아내었다. 작은 앰플에 그걸 옮겨담으며 내게 조언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칵테일은 대상자의 필름을 끊는 게 아냐. 저 년은 자네와 한 행위를 모두 기억하고 있어. 처음에는 조금 혼동스럽지. 내가 왜 처음 보는 남자와 섹스를 한 것일까. 저 남자에게 왜 달려들었을까. 계속 고민할거야. 그렇지만 말야, 인간은, 굉장히 특이해. 그 고민은 길지 않을 걸세.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면 이유를 만들어 내지. 아마도 저 년이 정신을 차리고 나면 자네를 대하는 태도가 몹시 저자세이고.... 무엇을 하든 받아들이기 쉬운 자세일 걸세."

"왜죠?"

 

 

"그야 자신이 자네에게 반해서 그 행위를 했다고 생각할테니까. 자신이 원해서 그 행위를 했다고 여길테니까."

"그거야 칵테일 때문 아닙니까?"

바텐더는 앰플을 잠깐 흔들어 보이곤 작은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그리고 날 보며 말했다.

"말했잖아.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 인간은 그 이유를 지어낸다고. 저년은 차라리 자네에게 반했다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그에 따르게 될 거야. 내기해도 좋아."

은아가 깨어나려하고 있었다. 바텐더는 빠르게 말했다.

"결코 사과하거나 미안해하지마. 도리어 저 년의 사고가 혼란스러워 질테니까. 차라리 험하게 대해. 그게 더 받아들이기 편할거야."

"알겠습니다."

여자에게 험하게 대하라니... 어쩐지 자신이 없다.

"오늘 밤은 끼고 놀도록 해. 자네에게 주는 첫 번째 선물이네."

"첫 번째 선물이요? 그럼 두 번째 선물도 있단 말입니까?"

"그래. 후후. 그리고 내일 아침에 진짜 선물을 주지."

"진짜 선물이라니...."

"자네가 예전에 내게 말했지. 쓰러뜨리고 싶은 년이 있다고 말야. 방법을 찾고 있다고."

그 순간, 난 바텐더를 불타는 눈빛으로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미워서가 아니다. 도리어 감사할 지경이다. 이런 눈빛을 한 이유는 잠시 잊고 있던 분노가 치밀어오른 까닭이다. 

"표정이 좋군. 주사하기 편한 형태로, 몇 개 만들어줌세. 내일 아침에 날 찾아오게."

은아가 정신을 차린 건 조금 지나서였다. 내가 옷을 모두 입고 이불을 찾아와 그녀를 덮어줄 때까지도 그녀는 정신을 잃고 있었다. 간신히 눈을 뜨고도 한참을 멍해있었다. 겨우 주변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커다란 눈을 몇 번이고 끔뻑거린다.

"박사님..이..이건..."

이불로 앞섬을 가리고 당황해하는 은아를 보며 바텐더는 빙긋 웃었다.

"어때? 이 정도의 샘플이라면, 만족하겠나? 응?"

"박사님...이...이건...."

은아는 울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일을 위해 여길 찾아온 것일텐데 난데없는 겁간이나 다를 바 없는 형태로 당하게 된 그녀였다. 사정이야 어찌되었건, 나는 사과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녀가 정신을 차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미안합니다. 그게.. 어.. 그러니까..."

그러자 은아의 시선이 날 향한다. 날 뚫어져라 보는 눈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고개를 떨구며 내 시선을 피했다. 그리고 몹시 부끄럽다는 듯이 말했다.

"괜...괜찮..아요."

그녀의 반응을 보며 생각했다. 역시 바텐더의 설명이 맞았다. 그녀가 기절해있는 동안 바텐더에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더 이상의 사과는 속으로 삼켜버렸다. 대신 한층 더 뻔뻔한 얼굴로 말했다.

"그러면 말야. 언제 내려가죠?"

너무 고압적으로 말해버린걸까. 은아는 내 말투에 조금 놀란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했다.

"오늘 저녁에 내려갈 생각....이었습니다."

속으론 조마조마하면서도 난 한층 더 세게 말했다. 

"내일 아침에 내려가도록 하세요. 오늘 밤에, 나와 할 일이 많으니깐 말이죠."

어떤 일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는다. 그러나 이 말만으로 은아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어쩔 줄 몰라했다. 

"회사에 복귀할 시간이... 연락도 해야 하고...."

바텐더가 내게 은밀한 눈짓을 보내온다. 별로 내키진 않지만 발걸음을 내딛어 그녀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옆에 앉아 이불을 들춰내고 아랫도리를 향해 곧장 손을 찌른다.

"무슨 짓을....흑...."

여전히 질척하기 이를 데 없는 그녀의 비부를 거침없이 손가락으로 쑤신다. 애무라고 보기 어려운 동작이지만 그녀는 급속도로 달아오른 몸을 휘청거렸다. 팔로 그녀의 허리를 휘어잡고 귓속에 속삭인다.

"네 년이 아무리 바빠도, 여길 쑤실 시간은 있어. 안 그래?"

"아아...앙....그...그건....."

저절로 벌려지는 은아의 다리를 보면서 간만에 느끼는 길고 긴 밤이 될거란 생각이 들었다. 은아를 데리고 연구실을 나와 숙소로 쓰고 있는 방에 올라갔다. 거추장스러운 옷 따위는 모두 벗어버리고 알몸이 된 은아를 매트 위로 던진다. 그 위로 내 몸을 던진다.

 

 




 


 



추천74 비추천 53
관련글
  • 나의 더블 데이트 - 17부(마지막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6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5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4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3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2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1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10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9부
  • 나의 더블 데이트 - 8부
  • 실시간 핫 잇슈
  • 굶주린 그녀 - 단편
  • 고모와의 아름다운 기억 5 (퍼온야설)
  • 모녀 강간 - 단편
  • 단둘이 외숙모와
  • 아줌마사장 수발든썰 - 하편
  • 그녀들의 섹슈얼 판타지
  • 학교선배와의 만남 - 단편
  • 위험한 사랑 - 1부
  • 엄마와 커텐 2
  • 학생!!다리에 뭐 묻었어~! - 1부
  • Copyright © www.webstoryboard.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