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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의 덫(아내의 비밀) -8


녀석의 덫(아내의 비밀) -8 

 

 

‘역시, 무리였을까?’

미안하다고 해야 할까? 꽤 오랜 시간을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그런 생각으로 아내의 눈치를 살피는데, 아내의 표정이 조금 이상하게 변하는게 보였다. 설마..

“해본 적 없는데.”

내 귀를 의심했다. 잠시 주춤거리던 내 물건이 반응을 보이더니, 아내가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볼수록 차츰 다시 그 위용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설마설마 했던 일들은, 아내가 천천히 자세를 고쳐 앉고 내 발기한 물건의 뿌리 부분을 한손 가득 가볍게 움켜쥐었을 때, ‘확신’으로 변했다.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귀두에서 부딪히는 아내의 이빨 때문에 물건이 따끔거렸다. 덕분에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아내의 입이 내 물건을 잔득 머금고 있을 때였다. 

‘꿈인가?’

꿈일까? 내가 지금 꿈을 꾸는 걸까? 발기한 성기가 잔뜩 아릿하고 저려오는 걸로 봐서는, 꿈은 아니지 않을까? 아내에게서 받는 생애 첫 펠라치오는 썩 좋지 않았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그런 테크닉이나 기술적인 면에서는. 당연하겠지. 아내의 고른 치열이 나의 민감한 귀두를 스치고 지나갈수록 자극적인 아픔이 느껴졌다. 애초에 포르노에서 보던 것처럼, 여배우의 능숙한 혀 놀림을 기대한 건 아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생애 첫 펠라치오는 너무나 저릿했다. 상대가 나의 아내임에도.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아찔함. 그리고 그 아찔함은 결코 오래가지 않았다.

‘갈 것 같아..’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눈을 감고 가만히 내 물건을 입에 머금고 있는 아내를 쳐다봤다. 그대로 나의 흔적을 아내의 입 안 가득 토해내야 할까? 아니면 아내의 이름을 부르고 아내를 내게서 떼어내야 할까? 하지만 내가 선택한건 그냥 조용히 아내의 뒤통수를 살짝 움켜쥐는게 전부였다. 그리고 나는 눈을 감고 힘껏 내가 수컷임을 증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읍.. 읍!!”

아내가 다급하게 나의 허벅지를 손으로 쳤다. 하지만, 나는 석고상처럼 아내의 입안가득 나의 흔적들을 토해 낼 뿐이었다. 맙소사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단 말인가. 하지만 멈출 수 없다. 

황홀했던 사정의 순간이 끝났다. 그건 익숙하던 아내의 깊은 그곳이 아닌, 아내의 또 다른 구멍, 처음으로 탐한 아내의 그 구멍이었다. 

“퉤.. 퉤..”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땐, 아내가 내게 고개를 돌리고 휴지를 몇 장 뽑아서 나의 흔적들을 뱉어내고 있었다. 아뿔싸. 왜 남자는 자신의 흔적을 토해내고 나서야 자신이 놓인 상황을 겨우 파악하게 되는 걸까. 나는 나의 물건을 슬쩍 쥐어 보았다. 참 눈치 없는 놈이다. 물건의 주인이나 물건이나.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도무지 믿기지 않아 내 물건을 쳐다봤다. 아내의 침으로 흥건한 내 물건. 그 생각에, 방금 전에 자신의 임무를 다 한 그 녀석이 다시금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맙소사. 

거짓말같은 순간의 연속이다. 아내와 내가 겨우 잠이 든 건, 아내의 첫 펠라치오 이후에 무려 한 번의 섹스를 더 하고 나서였다. 쭈뼛쭈뼛 대면서 아내에게 말을 붙였을 때 돌아온 건, 아내의 차가운 한 마디였다.

“이게 좋냐?”

솔직히 미안했지만, 정말 좋았다. 물론 그 말은 아내에게 토해내지 않았다. 대신 아내를 끌어안고 부탁을 했다. 아내는 귀찮다는 듯 나를 밀어냈지만, 내가 다시 목덜미를 빨았을 때 거짓말처럼 다시 나에게 ‘기회’를 주었다. 

‘이게 지금..’

 

 

나는 팔베게를 하고 누웠다. 오럴 섹스까지 정상적인 섹스의 범위에 들어간다면, 무려 두 번의 섹스를 하고 난 후의 기분은 후련하고 어쩐지 아쉬웠다. 슬쩍 고개를 돌려 잠들어 있는 아내의 몸을 쳐다봤다. 그러니까, 섹스부터 그 이후까지 모든 게 이상하다. 

‘섹스를 하고, 옷도 안 입고 그냥 잠들었어?’

아내는 물론 나 역시 속옷조차 걸치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게 여간 이상한게 아니었지만, 아내가 그러기에 나도 별다른 불만 없이 누워있다. 

아내는 금새 잠들어 버렸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이제야 천천히 이성이 돌아왔고, 내가 풀어야만 하는 연산의 고리들이 서로서로 엉키기 시작했다. 그건 또다시 원래로 돌아가 신세준과 아내가 강제로 관계를 가졌던 그 날부터 천천히 다시 시작 됐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방금 전 끝났던 아내와의 섹스까지 연결되었을 때, 그 생각의 고리는 풀리기는커녕, 다시 복잡하게 엉켜가기 시작했다. 

‘무언가가 분명 있다.’

애써 태연한 척 하고 싶었지만, 역시나 그럴 수 없었다. 끝내 도달한 생각의 결말에서, 아내의 섹스는 결국 나에게 구하는 ‘면죄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끝없이 나를 옭아맸기 때문이었다. 역시나 아무런 증거도 없고, 아무런 확신도 없다. 그런 생각이 계속될수록, 난생 처음 엄청난 만족감을 느꼈던 아내와의 섹스는 점점 생각의 뒷켠으로 밀려났다. 어떤 꼬리나, 단서가 눈에 밟혔으면 좋겠다. 내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는 완벽한 단서가. 

“회식? 어디서 하는데?”

머리 아픈 날들의 연속이었다. 아내와의 섹스 후에 벌써 며칠인가가 지나가고 있었다. 간간히 아내의 회사에 가서 사무적인 관계를 유지했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 솔직히 조금 이상한 건, 아내의 회사에 갈 때마다 신세준의 모습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후우. 이거야 원. 암튼, 아내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나는 일단 ‘흥미’가 생겼다. 

“그냥 뭐, 회사 근처 고기집에서. 간단하게.”

-고기집이라면... 혹시.. 저번에 당신이라 먹으러 갔던 거긴가?

“아... 응. 거기.”

슬쩍 넘겨 짚어봤는데, 결국 거긴가 보구나. 아내와의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후우. 이거야 원. 단서.. 단서.. 단서? 잠깐만. 회식이라면 신세준도 가는건가?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거 잘하면.. 정말 잘하면....

“그러니까 김대리. 회식하는건 좋은데, 왜 이렇게 멀리까지 가는거냐구? 아이씨. 정말.”

-제가 살게요.

“무덤까지 따라가겠네.”

하여튼 대머리 부장놈은 너무 공짜를 밝힌다. 뭐 상관없다. 내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까. 나는 서둘러 아내가 있을 고기집으로 들어갔다. 

“어, 당신?”

고기집에 회사 사람들과 들어갔을 때, 나는 자리를 잡는 척 하면서 아내의 행방을 찾았다. 다행인 건, 그리 어렵지 않게 아내가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곳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나도 나였지만, 나를 보는 아내도 제법 놀라는 눈치였다. 하지만, 아내가 나를 자신의 회사 사람들에게 소개시키려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아내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그 놈’을 보고 나는 그 자리에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왜... 왜 . 신세준이 내 아내의 옆자리에 앉아있는 거지?

“그럼, 맛있게들 드세요. 저도 회사사람들이랑 같이 와서. 실례하겠습니다.”

난 아내에게 인사를 건내고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나의 시선은 아내와 그 옆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신세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왜.. 저 놈이 아내 옆에 앉아있는 거지?’

정말 아내는 –와이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미친개에게 물렸다고 생각하는 걸까? 하지만 그런데 어째서 자신의 바로 옆에 신세준을 앉힐 수 있단 말인가? 내 알기로 아내는 그런 유형의 성격도 아닐뿐더러, ‘애견가’는 더더욱 아니다.

“자. 김대리. 후우. 한 잔 받아. 후우. 우리 김대리. 나한테 서운한 거 많았지.”

-네.

“............”

미안, 너랑 놀아줄 기분이 아니다. 부장은 어색하게 웃으며 나에게 눈치를 줬다. 사준다니까? 그냥 드세요. 후우. 

어차피 나의 관심사는 ‘이 쪽‘이 아니다. 그러니까 자기돈 나가는 거 아니라고 뼈까지 발라먹고 있는 놈들은 내 관심 밖의 인간들이다. 나는 슬쩍 슬쩍 아내의 눈치를 살폈다. 일부러 자리도 아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잡았다. 혹시 아내가 일 때문에 그냥 태연한 척 앉아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러기엔 저 쪽 분위기가 너무 화기애애하다. 아 뭐지?

계속해서 아내의 눈치를 살피느라 눈이 뻐근하고 고개는 뻣뻣해 미칠 지경이었다. 후우. 이 쪽 직원들 눈치도 보여서, 나는 어쩔 수 없이 회식 자리를 박차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후우.”

당연히 술도 얼마 안마셨는데,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맙소사. 화장실에 가는 동안에도 나는 아내의 눈치를 살폈다. 참 ‘괴물’ 같은 여자다. 회식자리에서까지 집중하고 있다니.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남편이 같은 회식자리에 있으면, 문자라도 한 통 넣어줄 만 한데.’

후우. 씁쓸하다. 암튼, 나는 서둘러 화장실로 들어가 소변기 앞에 섰다. 

‘어? 어디가는 거지?’

차가운 물로 손을 씻고 얼굴을 한 번 닦아내 뒤에 나는 화장실에서 빠져 나왔다. 그런데, 내 눈에 익숙한 모습이 들어왔다. 어디론가 걸어 나가고 있는 와이프의 뒷모습이었다. 잘 됐다 싶었다. 후우. 잠깐 얘기라도 할까? 서둘러 아내의 뒤를 좇으려는데, 역시나 조금 익숙한 사람의 형체가 아내를 따라 가고 있었다. 어라? 왜 ‘저 놈’이?

신세준이 고기집을 빠져나가고 얼마 후에, 나는 우리 쪽 직원들과 반대편에 앉아있는 아내 쪽 직원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고기집을 빠져 나갔다. 다시금 심장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다시 버릇처럼 아내와 관련한 묘한 상상이 시작되었다. 

고기집을 빠져나가 나는 주위를 살폈다. 하지만, 아내는커녕, 그 놈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 다급해진 나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그러면 안 될 것’ 같다는 직감에, 서둘러 아내의 행방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다행스럽게도 내가 고기 집 옆으로 나 있는 작은 골목길로 들어섰을 때, 익숙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아주 천천히 그 쪽으로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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