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ㅈㅇ, 나는 자웅동체다
여자ㅈㅇ, 나는 자웅동체다
그를 위해 준비한다. 왁싱을 할 용기는 없고 샤워를 하며 조심스럽게 면도기로 왁싱을 한다. 분명 조금만 다듬으려고 했는데 다듬다 보니 민둥산이 되었다.
나도 나의 속살을 처음 봤다. 다들 왁싱 후기를 보면 뽀얗고 예쁘다던데 나는 내 것이 징그럽기만 하다. 정말 벌거벗은 기분이라는 말이 딱 이러한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 같다. 평소에도 옷을 잘 입고 있지 않아서 알몸에 대해 부끄러움이나 특별한 무언가를 느낀 적이 없었는데 민둥산이 된 그곳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조심스레 손을 대어 본다. 면도기로 밀어서 일까? 약간은 까끌까끌하다. 거뭇거뭇한 것 같기도 하고, 이왕 하는 거 뽑아 버릴걸 그랬나 후회도 된다. 그러면 그에게도 오동통 붉은 빛의 그것을 선물할 수 있었을까? 더 매력적이었을까라고 잠시 생각해 본다. 이미 돌이킬 수 없다. 어쩌면 살짝 까끌 까끌한 내 그것에 입을 댄 그 역시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나름 위안을 삼아 본다.
자꾸 만져보니 까끌까끌한 느낌이 꼭 그의 턱수염 같다. 나도 모르게 묘한 감촉에 자꾸 문지르게 된다. 손은 점점 아래로 내려간다. 아.. 이제 슬슬 준비하고 출발해야 하는데... 마음과 다르게 손이 점점 더 내려간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축축한 걸까? 아니다 물보다는 조금 더 끈적거리는 게 만져진다. 미끌미끌 그리고 까끌까끌. 나는 여성도 남성도 아닌 그 중간 무언가가 된 기분이다. 갑자기 자웅동체라는 단어가 생각나면서 웃음이 난다. 내가 꼭 달팽이가 된 것만 같다. 미끈미끈 그리고 까끌까끌
다시 집중한다. 손을 아래로.... 이제는 질퍽거린다. 좋다. 사실 그가 만져줄 때보다 내가 만질 때가 더 좋다. 그는 내가 내 것을 만지는 모습을 좋아한다. 부끄러운 척하지만 그가 요구할 때면 나는 내심 기쁘다. 나도 그도 온전히 기쁠 수 있는 시간이다. 그가 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질퍽거린다. 자연스럽게 허리가 움직인다. 아무도 없는 데 나도 모르게 요염하게 움직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손은 가슴을 아래서부터 위로 쥐어 올려 꽉 쥐어본다. 꽉찬 B컵. 크지는 않지만 제법 커진 가슴을 모아 쥐면 꽤 크게 느껴질 때도 있다. 지금이 그 순간이다.
전화가 울린다. 그다. 하지만 난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다. 그의 전화번호를 게슴츠레 뜬 눈으로 보면서 계속 나를 사랑해 준다. 애타게 기다리는 그의 모습을 생각하니 묘한 쾌감이 든다. 더욱 박차를 가한다. 살짝 입술을 벌려 나지막이 작은 탄성을 내어 본다. 하아.... 그리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나는 내 안으로 들어와 또 다른 내가 된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때로는 격렬하게 나를 사랑해 준다. 아아... 그가 날 사랑할 때 이런 기분일까? 다시 자웅동체.... 안되겠다. 빨리 집중하고 끝내야겠다.
그와의 뜨거운 체위들을 생각한다. 그와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체위를 상상한다. 그리고 입 밖으로 그가 한 번도 내뱉지 않았던 말들을 상상 속에서 말해준다. 나는 더욱 뜨거워지고 마지막을 향해 달린다. 다시 그의 전화가 울린다. 딱 좋은 타이밍이다. 계속 전화 걸어줘. 끊지 말아줘. 그의 애타는 전화가 사정하기 전 그의 마지막 움직임 같다. 이제 곧 끝에 다가간다. 상상 속의 그는 점점 더 거칠어진다. 내 허리도 이제 활처럼 휘어 묘기를 부른다. 그리고 작은 탄성.. 아악....아....아...아....
그리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오빠. 나 방금 씻고 나왔어. 금방 나갈게요. 조금만 기다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