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환자에 고기주사 놓기
감기 환자를 간호하게 됐는데, 이 년이 정말 험악하게 부려먹는다.
감기를 핑계로 평소에 쌓인 한을 풀려는 속셈이 훤히 보였지만, 아픈 건 아픈 거니 이길 수가 없다..
척 봐도 부려먹기 위한 부려먹음이라 거절하려고 하면, 눈물 그렁그렁한 눈으로 "하지만 나 아픈데~" 라고 하는데 알면서도 당할 수가 없다.
제일 먼저 티셔츠와 파쟈마로 갈아 입고는 배 고프다고 칭얼대서 감기에 좋을 것 같은 오렌지를 줬더니 받지는 않고 입만 짝 벌리고 있다. 까서 먹여 달라는 거다. (말 한 마디 안하고 손 하나 까딱 않고 입만 벌렸다! 과장이 아니다!)
오렌지 먹인 다음에 감기약 달래서 아스피린을 줬더니 제대로 된 감기약도 없냐고 구박을 해서 결국 감기약 사러 나갔다. 같이 나가기는 했지만 돈은 내가 냈다. (나 먹을 약 아닌데 왜?)
들어 오더니 화장실 가다 쓰러질 것 같다고 화장실 같이 가 달라고 한다. (아까 나갈 때는 멀쩡했는데 왜 지금 와서?)
약 먹을 때 같이 먹겠다고 허니 레몬 워터를 만들라고 한다. 난 그게 뭔지도 몰랐지만 뜨거운 물에다 꿀을 풀고 레몬 즙을 짠 거라길래 그대로 만들어서 갖다 바쳤더니 잘못 만들었다고 구박을 한다. (난 그게 뭔지도 모른다니까?)
다시 만들어 오라고 구박을 하길래 그게 최선을 다한 거라고 했더니 쫑알거리면서 자기가 직접 만들어 먹는다.(애초에 왜 나한테 시킨 거냐고? 너는 며느리 하는 일 트집 잡아 괴롭힐 목적으로 일 시키는 악덕 시어머니냐?)
하루 종일 시달리다가 잘 때가 되자 정말 녹초가 돼 있었다. 저 위에 나온 것들은 기억에 강하게 남은 것이지 사실 저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들을 했었으니까.
불 끄고 나란히 누웠는데 하루 종일 쌓인 울분과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 이대로 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 전까지는 피곤해 죽을 것 같았는데 옆에 여자가 누워 있으니까 어째선지 기운이 돌아왔다.
구석에 웅크리고 누워 있는 걸 끌어 안으려고 했더니 "내일 중요한 약속 있어" 라면서 밀어 낸다.
나는 "주인 마님. 마당쇠에게 새경줄 때가 됐습니다" 고 말하고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영어로는 이 에로틱하면서 해학적이고 토속적이고 아이러니한 느낌을 한 문장으로 함축할 수 없었다. 그래서 "노예 반란이다."고 차가운 말 한 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말을 듣더니 이 년도 찔리는 게 있는지 킥킥거리면서 웃었다.
그래도 몸을 웅크며 다리를 꼭 붙이고, 팔로 가슴을 가리며 저항을 하는데, 등 쓰다듬고 허벅지 살살 긁어 줬더니 가드가 풀리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감기 때문에 뜨거웠던 몸이 더 뜨거워지고 숨소리가 쌕쌕거리면서 불규칙해지고 밀어내는 것도 힘이 약해지며 흐느적기리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벌어진 사이에다 내 허벅지를 밀어넣고, 내 허벅지로 사타구니를 비볐더니 건성으로 하던 저항도 그만두고 축 처져서 할딱이기만 할뿐이었다.
평소라면 애정을 담아서 여기 저기 만지고 핥았겠지만 그 날은 피곤한데다 짜증이 쌓인 상태였기 때문에 저항이 사라지자마자 속옷과 바지, 티셔츠 모두를 한꺼번에 벗기고는 그대로 단번에 푹 박아 넣었다.
그런데, 넣는 기분이 최고였다.
감기 때문에 몸이 뜨겁게 달아올라 몸을 끌어 안은 것만으로도 좋은데, 질은 그것보다 훨씬 더 뜨거웠다. 뜨겁고 걸쭉한 죽 감촉이 그럴까? 질벽이 귀두에 달라 붙는 것 같았다.
귓가에는 평소보다 더 뜨거운 입김이 와 닿았고, 억누른 듯 숨 넘어가는 듯한 비명도 좋았다.
끌어 안는 팔다리도 뜨겁고 열 때문인지 뼈가 없는 것처럼 흐느적거렸다.
무엇보다 살이 살을 가르고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평소에는 물이 많았는데 그 날은 살짝만 젖은 상태에 아직 벌어지지 않은 질벽을 살로 가르고 들어가는 감촉이었다.
그 감촉에 만족하면서 귀두 끝까지 빼내자 굉장히 뜨겁고 걸쭉한 풀 같기도 하고 진한 콧물 같기도 한 애액이 묻어났다.
완전히 빼내자 질과 귀두 사이에 끈적한 액체로 된 실이 생겼다가 가늘어지면서 끊어졌다.
이번에는 아까의 살 가르는 감촉을 음미하려고 천천히 밀어 넣는데, 이 년이 정신을 차리고는 죽어가는 목소리로 콘돔 끼라고 잔소리를 해서 못 박는 것처럼 있는 힘을 다해 박았더니 잔소리가 교성으로 변했다.
몇 번 더 잔소리를 할 때마다 힘껏 퍽퍽 박고, 젖꼭지를 꼬집어서 말문을 막았더니 콘돔 끼우는 걸 포기했는지 울음을 억누르는 것처럼 욱욱대기만 했다.
어느 정도 화풀이를 한 다음 콘돔을 끼고 뜨겁고 흐느적거리는 몸을 쓰다듬고, 젖꼭지를 깨물고, 엄지로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더니 멋진 반응이 왔다.
몸을 뒤집어서 배를 깔고 똑바로 엎드리게 해서 뒤에서 삽입한 다음, 아래로 손을 넣어서 두번째와 세번째 손가락 사이에 클리토리스를 끼고 굴려 줬더니 얼마 안 가서 반응이 왔다.
배와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다 어느 순간 긴장이 확 풀리면서 참았던 숨을 몰아 쉬었다. - 나중에 다른 이야기하다 들었는데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오르가즘이었다고-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나도 사정했다.
격렬한 섹스가 끝나자 하루 종일 시달린 피로에 섹스의 피로까지 겹쳐서 빨리 자고 싶을뿐이었다. 하지만 이 년이 나를 자게 두지 않았다.
"나쁜 변태가 아픈 환자를 쉬지도 못하게 괴롭혔어. 내 감기 낫지 않을 거야. 내일 약속 망가지면 나 죽어 버릴거야."라고 우는 시늉을 한다.
그냥 무시하고 잘 수도 있었겠지만, 왠지 입에서 나오는대로 헛소리를 했다.
방금 한 것은 섹스를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육침이라는 전통 치료법이라고. (육침의 침이라는 단어가 안 떠올라서 고기주사 Meat syringe 라고 했다.)
당연히도, 전혀 믿지 않는 분위기이길래 되는대로 헛소리를 몇 마디 더 했다.
육침의 원리는 음양이 어쩌고 저쩌고, 생명 에너지는 많은 곳에서 적은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노인이 어린 아이와 동침하면 노인이 청춘을 되찾고 (이런 주술 진짜로 있다.) 어쩌고 저쩌고.
내 말 듣더니 볼멘소리로 "너 중국인도 아니면서 무슨 음양을 알아? 노인이 어린 아이와 동침한다는 생각 정말 역겹다. 너는 변태에 사기꾼이야." 라며 투덜거렸다.
투덜거리는 걸 들으며 머리 쓰다듬어주자 피곤한지 곧 조용해졌고, 나도 기절하듯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감기가 나았다. 깔끔하게.
개운하게 샤워한 다음에 캠벨 치킨 누들 수프 깡통을 따서 마이크로웨이브에 돌린 것과 오렌지를 나눠 먹으면서 -먹여 주는 것에 재미 붙였는지 또 먹여 달라고 했다. - "중국 의학에서는 정액을 "생명 에너지의 정수"로 본다. 중국어로 정액은 생명 + 액체다. 못 믿겠으면 중국어 할 줄 아는 친구한테 물어 봐라. 나는 너를 치료하기 위해 고기주사로 내 생명 에너지를 주입한 거다."고 열심히 뻥카를 쳤다.
그러자 "너 콘돔 꼈잖아? 나는 네 "생명 에너지의 정수" 받은 적 없어."라는 핵심을 찌르는 반론을 하면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도 방금 효과를 보지 않았는가?
그래서 허풍에 허풍을 얹은 재반론을 했다. "물리적으로는 막혔지. 하지만 생명 에너지는 물 같은 것이라 높은 데서 낮은 데로 간다고. 그 흐름을 콘돔으로 막을 수 있을까?"
내가 한 말은 노자 도덕경 상선약수의 엉터리 인용이다만, 동양철학을 잘 모르는 애한테는 제대로 먹혔다.
막 지어낸 헛소리라고 보기에는 심오한 비유 아닌가?
그래서 순진한 여자애에게 한국에는 육침(?)으로 아픈 사람 치료하는 기술이 있다는 엉터리 지식을 심어 주는데 성공했다.
후일담
하루 종일 감기 환자와 한 방에 있다가 피부 접촉을 하고 점막 접촉을 하고 같이 잔 나에게는 -당연하게도- 감기가 옮았다.
전화를 걸어서 "너한테서 감기가 옮았다." 고 하자 백년 묵은 원한이 풀리는 것 같은 시원한 웃음과 함께 "꼴 좋다! (Serves you well!)"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 상태가 나빠지면 불러들여서 부려먹으려고 했는데, 코가 막히고 목이 따끔거리는 정도로 끝나서 그럴 수가 없었다. 합법적으로 부려먹을 기회를 놓친 게 그저 아쉬울 뿐이다.
후일담 2
감기 걸렸을 때 질이 뜨거운 게 기분 좋아서 다시 해 보고 싶다는 말 했다가 혼났다. 자기 아프기를 바라냐고.
멀쩡한 여자 감기 걸리게 할 수도 없고 병원에서 감기 걸린 여자 오기를 기다렸다가 그 여자를 꼬셔서 그 날 섹스를 할 수도 없는거고.
다시 감기 걸린 여자와 섹스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 지 아이디어가 없어서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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