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습작 - 4. 여승(女僧)의 위기(危機)
4. 여승(女僧)의 위기(危機)
묘시(卯時)가 되어 정문이 열리자, 서둘러 황산세가를 빠져나온 검추는 숙모 당설연의 제안을 떠올리며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산길을 걷기 시작했다.
황산세가에서 그의 집, 신기보(神機堡)가 있는 천주산(天柱山)까지는 빠른 말을 달려 이틀이면 도착할 거리다.
검추는 관도를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이 지체될 거 같아 산중의 지름길을 택한 것이다.
인적 드문 산길을 반나절쯤 걸었을까, 검추의 귀에 화통을 삶아 먹은 듯 우렁찬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빌어먹을! 그래서 육보시를 할 수 없다는 게냐!"
"...시주, 저는 부처님을 모시는 몸입니다."
"개불알! 얼어 죽을 놈의 부처. 이 몸하고 한번 몸 가락을 섞고 나면 그곳이 천당이니라! 클클클."
사내의 농지거리에 한바탕 떠들썩한 사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산도적들인가?)
검추는 호기심에 걸음을 멈추고,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수풀을 헤치며 나아갔다.
그러자, 자그마한 공터에 한 명의 중년 여승이 대여섯 명의 사내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암중의 속살이 별미라지 아마. 으하하!"
팔척장신에 표범을 닮은 얼굴, 호랑이 수염.
곰 같은 덩치의 거한이 육욕에 번들거리는 눈으로 넉넉한 승포의 여승을 훑어보더니 표범 같은 몸놀림으로 여승의 정면으로 와락 덮쳐갔다.
"앗! 안돼!!!"
아차, 하는 사이 여승의 몸이 거칠게 흙바닥에 나뒹굴고, 연륜이 느껴지는 중년 여승을 올라탄 거한의 험악한 손길에 찌익ㅡ! 회색 승포가 발기발기 찢겼다.
거한은 출렁하며 드러난 뽀얀 젖가슴에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우악스럽게 여승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고년, 참 먹음직스럽구나."
손가락 사이로 삐죽 새어 나오는 풍만한 여승의 젖무덤에 거한의 두 눈이 뜨겁게 일렁이기 시작했다.
거한은 꿀꺽, 침을 삼키곤 허겁지겁 흉측하게 달궈진 자지를 꺼내 여승의 보지에 가져가 비벼댔다.
기이하게도 여승의 그곳은 한 올의 방초도 나 있지 않은 희고 매끈한 민둥산이었다.
덕분에 그녀의 내밀한 속살이 환히 드러났는데, 사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나이에도 사내 경험이 없는지 선명한 선홍빛 속살이 사내의 자지에 밀려 이지러졌다.
"앗. 안돼. 제발."
"크크, 요년 생초짜구나! 횡재했군."
중년 여승의 초입부터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자, 거한은 여승이 늦은 나이까지도 처녀지신임을 알아채곤 히죽거리며 품속에서 환약(丸藥)을 하나 꺼내더니 여승의 동굴에 쑥 밀어 넣었다.
순간 몸속으로 파고드는 섬뜩한 이물감에 여승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열락환(熱樂丸)이라는 것이다. 우리 둘의 합궁을 이끌어줄 윤활제라고 할 수 있지."
여승이 대경실색했다. 동시에 그녀의 하체에서 스멀스멀 열기가 번져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수많은 아녀자를 망친 춘약(春藥)에 대해 몇 차례 들어보았던 여승이 수치심과 충격으로 멍해지자, 거한은 득의양양한 웃음을 흘리며 여승의 부끄러운 곳을 제 것인 양 더듬고 까뒤집어댔다.
거한의 거친 손길에 약효가 급격히 퍼지며 여승의 피부가 새빨갛게 달아오르는가 싶더니 숨결이 점차 가빠진다.
"의외로 뜨거운 계집이군!"
거한은 온천수로 축축이 젖어 열탕이 된 여승의 속살을 벌리며 음충맞은 미소를 지었다.
사내의 육중한 몸이 여승의 아랫배 위에 실리고. 바야흐로 여승의 육체가 더럽혀지려는 순간이었다.
"안. 안돼!"
바로 그때였다.
"버러지 같은 놈들!"
슈촤악!
"켁!"
"커억!"
하얀색 섬광이 공터를 가로지르는가 싶더니 뭉쳐있는 사내들에게서 돼지 멱따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
목덜미를 움켜쥔 채 수숫단처럼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사내들!
불과 눈 한 번 깜짝할 사이, 단 일검(一劍)으로 산적들을 도륙 낸 여검수가 표연히 날아내렸다.
분노로 싸늘하게 식은 표정의 여인.
수수한 백의 경장을 입은 이십 대 여인의 손에는 광채를 발하는 장검이 들려있었다.
"웬 년이냐!"
여승의 동굴 속으로 귀두를 진입시키던 거한이 버럭 고함을 내지르며 몸을 일으켰다.
여승의 아랫도리를 이탈한 거한의 자지는 이미 볼품없이 쪼그라들어 있었다.
"흥! 이름이나 알고 뒈지거랏. 아미의 용능파다!"
멸절검후(滅絶劍后) 용능파(龍凌波).
불과 3년 전 혜성같이 나타나 백여 명이 넘는 채화음적들의 머리통을 박살 냈다는 초절정의 여고수.
아미파의 장문 정절사태(情絶師太)의 적전제자며, 정천십룡(正天十龍)과 함께 구파일방을 대표하는 신진 고수가 바로 그녀였다.
"헉!"
여인의 정체를 알게 된 거한이 질겁하며 주춤주춤 뒷걸음질 치는가 싶더니, 이내 등을 돌려 달아나려 했다.
가공할 신위만큼이나 단호한 손속으로 유명한 그녀였기에, 일개 음적에 불과한 거한이 사색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달아나는 거한을 본 용능파가 차갑게 냉소하더니 장검을 힘껏 집어던지자, 슷ㅡ 날카로운 파공음이 일고,
"안돼... 켁!"
퍼억!!
후두둑!
처절한 비명과 동시에 허연 뇌수가 공중으로 확 번져 올랐다. 용능파의 강력한 검기에 수박 통 깨지듯 처참하게 박살이 나버린 거한의 머리통!
(가혹하군.)
검추는 일순간 피바람이 몰아친 공터의 참상에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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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禽獸)만도 못한 것들!"
머리통이 깨져서 나뒹구는 음적의 시체를 노려보며 용능파가 싸늘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한데 그때,
"아흐... 흐윽…."
돌연 그녀의 옆에서 짤막한 신음이 들려왔다.
욕정이 극한에 이르렀는지 자신의 젖무덤을 움켜쥔 채 허리를 비틀어대는 중년 여승.
두 눈이 완전히 풀린 여승이 투실투실한 다리를 활짝 벌린 채 온몸을 비비 꼬아대자 그때마다 잘 익은 석류처럼 새빨간 속살이 용능파의 눈앞에서 이지러졌다.
"아흐. 몸이 타는 거 같아."
춘약은 그 어떤 해약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남녀의 교합만이 해결책.
짧은 시간 안에 욕화를 해소하지 못하면 혈맥이 파열되어 죽게 되리라.
곤혹스러운 표정의 용능파가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검추가 있는 방향으로 휙 고개를 돌렸다.
"언제까지 쥐새끼처럼 숨어있을 생각이냐?"
용능파의 날카로운 기파.
수풀 속에서 장내를 훔쳐보던 검추는 그녀의 싸늘한 눈빛에 숨이 턱 막혀옴을 느끼곤,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쭈뼛쭈뼛 공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산세가의 사람이냐?"
검추의 기도가 정심함을 느낀 용능파가 조금은 누그러진 얼굴로 그의 전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허리춤에 매달린 장검을 보곤 두 눈에 반짝 이채를 빛냈다.
검 폭이 유달리 넓은 검... 황산세가는 호쾌한 베기를 위주로 하는 검공이 많아 검형(劍形)이 다르다 들은 바 있다.
"황산의 이검추라고 합니다."
"나는 아미의 용능파다. 너는 나를 도울 수 있겠느냐?"
서슴없는 하대.
고작 대여섯 살 차이의 그녀였지만, 검추가 황산세가의 후기지수임과 비교해 그녀는 이미 구파를 대표하는 의천삼봉(意天三鳳)의 신진고수!
잠시 용능파의 눈길이 검추의 아랫도리를 훑는가 싶더니,
"나이가 어려 쉽진 않겠지만, 너 또한 음약은 알고 있을 터. 산중에서 그녀를 구할 이는 너뿐이다."
목덜미까지 빨갛게 물든 용능파가 어렵게 말을 마쳤다.
종내에는 개미 소리처럼 작아진 그녀의 목소리였지만, 검추는 능히 그녀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무엇을 돕길 원하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주변에 경계를 설 테니 그녀를 살리고 말고는 너의 선택이다."
용능파가 검추의 얼굴을 힐끗 보더니 쉭, 하고 몸을 날려 숲속으로 사라지자, 공터에는 검추와 춘약의 열기에 몸부림치는 여승만이 남게 되었다.
"아. 어서."
욕화의 불구덩이에 빠진 여승의 애타는 신음에 난감해져 잠시 머뭇거리던 검추는 이내 결심한 듯 자기 옷을 벗어 내렸다.
덜렁, 흡사 빨랫방망이 같은 검추의 자지가 충혈된 채 모습을 드러내고.
"아흑... 어서..."
검추의 손이 투실투실하게 살이 오른 뽀얀 허벅지에 닿는 순간 여승의 풍만한 육체에 세찬 경련이 일었다.
자연스럽게 사내를 받아들일 자세로 벌어진 여승의 다리, 그 안쪽 깊은 곳에 자리한 쾌락의 근원을 노려보며 검추가 자신의 자지를 여승의 속살에 잇대었다.
무모(無毛)의 녹주(綠州), 깊이 갈라진 여체의 동굴이 힘없이 벌어지며 검추의 귀두가 함몰되어가자, 가장 예민한 속살을 마치 불에 달궈진 인두로 지지는 듯한 고통에 여체의 하지가 꿈틀 경련한다.
"뜨겁군... 으…. 처녀라서 그런가, 엄청나게 조이네."
여승의 속살이 발작적으로 욱죄여대며 이물질의 진입에 강하게 저장하자, 검추는 자신의 자지가 비좁고 촉촉한 동굴 속으로 파묻힘을 느끼며 형언할 수 없는 쾌감에 전율했다.
마침내 중년 여인의 무르익은 보지가 그렇게 애타게 갈구하는 자지가 쑤셔 넣어진 것이었다.
"아흡... 아파... 아흐..."
하체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야릇한 파괴의 고통에 아미를 찡그리는 중년의 여인.
여승의 동굴이 찢어질 듯 벌어지고 검추의 거대한 자지가 마침내 뿌리까지 동굴 속으로 밀려들어 가자 여승이 숨넘어갈 듯한 신음을 터트리며 검추의 목에 매달렸다. 아들 같은 검추의 몸 아래 깔린 채 뻣뻣하게 경직된 여승.
그녀의 내밀한 속살만이 몸 안에 들어찬 검추의 사내를 문어 빨판처럼 욱죄여 든다.
한 치의 틈도 없이 박혀 들었던 검추가 엉덩이를 뒤로하는가 싶더니 물기 젖은 소성을 발하며 검추의 귀두가 동혈의 입구에 겨우겨우 걸칠 정도까지 빠져나왔다.
여인의 애액과 처녀 혈로 범벅된 검추의 자지. 귀두가 보일 정도로 뽑혀 나왔던 검추의 불기둥이 다시 급격하게 여승의 충혈된 속살을 파고들고.
철퍽!
"아악! 아, 아파... 흐윽..."
단숨에 뿌리까지 박혀드는 검추의 난폭한 진입에 여승의 두눈이 부릅떠졌다.
단숨에 뿌리까지 박혀 드는 검추의 난폭한 진입에 여승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단숨에 자궁벽에 와닿는 사내의 불기둥에 저도 모르게 검추의 몸을 바짝 끌어안는 여승.
파괴의 고통에 조금 정신을 차린 그녀는 자신의 몸 위에 올라타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맹렬히 몸을 흔들어대고 있는 사내가 불과 십여 세의 소년이라는 사실에 당혹감과 함께 야릇한 설레임이 생겨났다.
푹쩍, 푹쩍!! 두 사람의 결합부에서 일어난 낯 뜨거운 소성이 공터에 울려 퍼지고,
"아으. 뜨거워. 몸이 뜨거워져. 아. 이상해."
검추의 몸이 거칠게 치받을 때마다 풍만한 여승의 육체가 세차게 출렁였다.
땀에 젖은 여승의 표정이 완전히 풀어지고 검추의 허리를 감싼 여인의 팔이 부들부들 떨린다.
폭풍같이 몰아치는 검추의 자지, 여승의 겨드랑이 사이에 두 팔을 굳건히 하고 노련한 엉덩이 놀림으로 여인을 박아대는 검추의 행위에 아랫입술을 깨문 채 검추의 행위에 몸을 맡기던 여승의 허리가 활처럼 휘는가 싶더니 여승의 입술이 벌어지며 뜨거운 신음이 새어 나왔다.
"아... 제발... 그만... 아니... 아... 계속... 아흑.. 모르겠어... 아앙..."
적당히 긴장된 허벅지와 종아리. 완연한 쾌감의 기색을 느낀 여승의 표정.
턱턱턱, 여승의 동굴을 세차게 박아대는 검추의 흉물에 주룩, 음액을 쏟아내는 중년 여승의 풍만한 젖가슴이 파도치듯 일렁이며 흐트러졌다.
처음 겪어보는 쾌락의 폭풍에 아찔한 현기증을 느낀 여승의 손톱이 검추의 등을 파고들었다.
"아흑... 너무 좋아... 더 빨리... 어쩜 좋아... 아흥..."
뜨거운 욕정의 파도가 두 사람을 덮쳐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격렬하게 아랫도리를 흔들어대는 검추는 정복자가 되어 여체를 짓밟던 검추의 자지가 한껏 틀어박히며 부풀어 오르자 여승이 입을 쩍 벌린 채 부르르 경련했다.
"으윽. 싼다!"
"......?! 아, 안돼!!!"
여승의 몸을 바짝 끌어안은 검추가 마침내 화려한 폭죽을 쏘아 올렸다.
검추의 자지가 뜨거운 정액을 여승의 자궁 속 깊이 뿜어내자 여승은 지독한 작렬 감에 몸을 굳히며 절망의 탄식을 터트렸다.
"아. 안 되는데. 몸 안에 사정하다니. 아아."
연달아 그녀의 속살을 강타하는 소년의 대폭발! 그녀의 몸 안에 차오르는 사내의 정액.
여승은 자신의 몸 위에서 배를 맞댄 채 사정의 쾌감에 얼굴을 묘하게 찡그리고 있는 소년의 얼굴을 보며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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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은 말이 없었다. 그저 가끔 온몸을 푸들거리며 잦은 숨을 고를 뿐, 꼭 감긴 그녀의 눈가는 땀으로 번들거리며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질펀한 정사 후의 나른하게 풀린 여체가 주는 농밀함과 난잡함 속에 그와 상반되는 알 수 없는 무게가 무겁게 그녀의 주위를 감돌고 있었다.
무기력하게 눈앞에 널브러져 있는 여승의 육체를 이리저리 훑어보는 검추의 얼굴엔 정복자로서의 느긋한 포만감과 여전히 중년의 여체가 주는 색정적인 유혹에 못 이기는 음흉한 포식자의 소름 끼치는 느끼함이 가득했다.
검추의 시선이 차츰 아래로 향하다가 이윽고 한곳에 고정되었다.
벌어진 여인의 다리 사이로 한껏 개방되어 동그랗게 열린 채 자신이 싸질러놓은 정액과 보지물이 뒤엉켜 흘러나오는 충혈된 보지.
검추의 눈에 다시금 뜨거움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충분히 즐겼느냐?"
그때였다. 그의 뒤통수에 와닿는 싸늘한 시선과 예리한 기파.
멸절검후 용능파 바로 그녀였다.
검추는 그제야 여승의 동굴을 꽉 채우고 있는 실태를 깨닫고는 허겁지겁 몸을 떼어냈다.
여인의 동굴을 따라 주룩, 흘러내리는 선홍빛의 파괴 혈과 희끄무레한 정액.
"죄. 죄송합니다!"
용능파는 검추의 사과에도 얼굴을 무표정하게 굳히고 있었다.
실상 그녀는 검추를 어린 나이의 동정(童貞)으로 알고 있었기에 걱정이 되어 공터를 떠나지 않고 수풀에 몸을 숨기고 있었는데, 덕분엔 그녀는 검추의 거대한 자지는 물론, 여체의 경험이 여러 차례 있는지 노련한 몸짓으로 여승을 절정으로 몰아붙이는 검추의 행위 또한 빠짐없이 볼 수 있었다.
(징그러워! 사내놈들이란...)
용능파는 불게 달궈진 검추의 자지가 여승의 속살을 휘저어대던 모습을 떠올리며 저도 모르게 몸서리쳤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자지를 가린 채 엉거주춤 서 있는 검추를 지나쳐 물먹은 솜처럼 축 늘어진 중년 여승에게 다가갔다.
"정신이 드셨나요?"
"......네"
용능파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키던 여승은 찌릿한 하복부의 통증에 처녀의 상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아미의 용능파에요..."
"백화암(白華庵)의 수경입니다."
산적의 손에 승복이 갈기갈기 찢긴 여승이 손바닥으로 중요한 비밀스런 곳을 가린 채 얼굴을 붉히자, 용능파는 바닥에 쓰러진 산적의 의복을 찍! 길게 찢어내더니 여승의 몸에 걸쳐주었다.
"이대론 안 되겠네요. 암자까지 모셔다드릴게요."
"네, 행색이 이 모양이라 신세를 지겠습니다."
용능파과 중년 여승, 수경(水鏡)의 시선이 뻘쭘하게 서 있는 검추에 이르렀다.
"넌 갈 길을 가도 좋아."
용능파의 싸늘한 음성에 찔리는 구석이 있는지라 검추가 움찔하며 등을 돌리려 하자 수경이 다급히 검추를 불러세워다.
"소, 소협."
"네?"
"언제고, 백화암에 들러주세요. 은혜를 갚고 싶습니다."
검추를 보는 수경의 얼굴이 노을빛으로 붉게 물들었다.
그녀 또한 자신이 소년의 행위에 동조하며 뜨겁게 정욕을 불사르는 태를 벌였음을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