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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는 연상의 여인 1편(야하지 않아요)..

아주 오래 전 일이네요.
경험담들을 읽고 있자니 갑자기 잊고 있었던 연상이 생각나서 끄적거려 봅니다.
대학교 들어가서 2학년 겨울방학 때였을 겁니다.
 
무료하던 차에 아르바이트 해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 녀석이 자기 친척이 이번에 주유소를 하게 됐다고 손이 모자르니 함께 가서 일하자고 하더군요.
 
숙식을 지방에서 하는게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한 달만 도와주면 된다고 해서 그러마 하고 수락하고 같이 내려갔습니다.
처음 오픈한 곳이고 간선도로에 있던 주유소인지라 그다지 차량 통행은 많지 않았지만 사무 환경이나 작업 환경이 정비가
되어 있지 않아서 할일은 무척 많았습니다.
 
이미 그곳에는 주유소 직원들이 세팅되어 있었고 우리보다 어린 친구들이 이미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식으로 주유소 직원으로 뽑힌 상태였지요. 아무래도 우리와 입장이 달라 처음엔 서먹서먹했는데 그래도 같이 일하다 보니 금방 정들더군요.
10시에 마감하고 돌아가면서 다음날 6시에 일어나서 일찍 들어올지 모르는 차에 대비해 사무실에 머물기로 했는데 하루하루 무료한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묘령의 여인이 이 곳을 찾았습니다. 알고 보니 친구의 친척 누나였습니다. 은행에 다니다가 다시 공부를 해서 대학을 다니던 터라 학년은 비슷했지만 나이는 저보다 두어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다지 빼어난 미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디가서 빠지는 외모는 아니었고 키도 165cm정도이었던 걸로 생각나네요.  남자들만 득실거리던 주유소는 갑자기 활기를 띠게 되더군요. 친구녀석이야 친척이니까 별 관심 없었을 것이고 나머지 주유소 직원들은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많은 눈치였습니다.
 
지금 같으면야 어떻게든 한 번 꼬셔보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당시에는 쑥맥인지라 말은 못하고 괜히 앞에서 드러나지 않게 폼잡으려 꽤나 애썼던 것 같습니다(아시죠?)
 
남녀 유별인지라 그녀는 주유소 2층 가정집에서 혼자 자고 우리들은 주유소 내에 마련된 방에서 자곤 했죠. 두 사람 다 적극적인 성격이 아니었던지라 보름이 가도록 몇 마디 나누지 못했습니다.
 
어느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일요일 수도가 고장이 나서 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간신히 길 건너 공장에 허락을 받고 호스를 연결하기로 했죠. 그런데 비오는 날 문닫힌 공장 담을 넘어가야 하는게 문제였습니다.
 
아무도 나서지 않아서 제가 나섰죠. 비가 억수로 오는지라 우산도 소용없었던지라 그냥 냅다 비를 맞으며 담을 넘어 호스를
연결하고 나왔습니다. 15분 가량이 지나자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꼴이었죠. 문제는 그 다음날이었습니다. 찬 기운에 비를 맞은 탓인지 고열이 나고 앓아눕게 되었는데 그게 하필 그녀의 방이 있는 2층의 다른 방이었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일을 해야 하니 그녀가 제 간호를 하고 음식도 가져다 주었죠. 젊은 여자와 단 둘이 방안에 있던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정말  뭐라해야 하나...정신적으로 무지무지 해피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녀도 바보가 아닌 이상 제 정신 상태를 알아차렸던 거겠죠.  조금씩 조금씩 말문을 열어 저와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은행을 다니던 이야기까지 술술 이야기하더군요 . 여려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아주 강인한 심성을 가졌더군요. 더더욱 호감이 가고 이게 사랑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가 친해지면 말을 트는 성미라 바로 말을 텄죠. 그녀도 그다지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주더군요. 그리고 밥해주시는 할머니가 외출하신 사이 죽을 들고 온 그녀와 처음으로 입맞춤을 했습니다.
 
에고... 뭐 입맞춤이라기 보다도 입술박치기에 가까웠던 듯....하지만 기술보다 감성이더군요.  경험이 많지 않았는지 아니면 없었는지 그녀도 무척 떠는 것이 느껴졌지만 밀어내지는 않더군요. 정말 그 이후로도 그 때보다 더 감미로운 키스의 추억은 없었습니다.
너무 길어졌네요..2부는 다음에 또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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