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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입니다.

네이버3가족여러분 안녕하신지요?
얼마 전 여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아직 채 100일이 되지 않았구요.
만나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관계를 갖게 되었고,
그 느낌이 너무 황홀해서 항상 애인을 졸라댔었습니다. 방학을 이용해서 1주일간 하루에 3번씩 했던 적도 있었구요.
대부분 체외 사정을 했었지만, 몇 번은 그만 질내 사정을 했었습니다. 도무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그때는 어린 마음에
너무 그렇게 하고 싶다는 욕망에 그저 몸을 맡겼던 것 같아요. 나름 계산에서 가임기가 아니라는 말도 안되는 믿음과 함께..
 
그러던 얼마 전 부터, 애인이 몸이 무겁다는 말을 자주 하더군요. 몸에 이상도 좀 있고.. 들어보니 증상들이 제가 언뜻언뜻 들어온 임신 후 변화와 거의 일치하는 겁니다. 잔뜩 겁에 질린 우리.. 테스터기를 사서 했더니 두번이나 두 줄이 나오더군요. 예전에 했을 때는 한 줄이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놀라고 두려워서 눈물만 흘리는 애인을 그저 망연히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나는 뭐하는 인간인가 자책하면서요.
 
저는 나이가 좀 차서 사실 결혼을 생각해도 되지만, 애인의 경우는 아직 대학도 채 다 졸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나이 차가 좀 많이 나서요. 확신으로 애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못 믿는 분들을 위해.. 조건마저도 딱 들어맞는 여인이라고 부가하겠습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게 어떠냐고 했더니, 애인도 나를 사랑하는 건 맞지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지 못하는 것과 미래에 대한 플랜이 모두 어긋나는 것을 견딜 수가 없다고 하네요. 아직 채 피지도 못한 나이에, 부른 배를 부여잡고 학교를 다닐 수도 없고.. 저는 그저 고개만 숙일 뿐이었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된 위로가 되지 못하더군요.
 
학교 병원엘 가서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았습니다. 오늘부로 (1월 24일) 이제 5주 2일째가 되었네요. 둘 다 부모님께 알리지도 못하고, 눈물만 쏟으며 낙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낙태가 합법이기에.. 그러나 정말 막막한 것이, 하고 나서도 정신적 죄책감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 그리고.. 지금 저도 그렇고 애인도 학기중이다 보니, 곧 시험도 다가오는데 하려면 빨리 하고 회복해서 학기 공부를 해야 하는데.. 주변 병원들에서 sedation 즉 수면마취 수술이 가장 빠른 날짜가 2월 6일이라는군요. 그러면 7주차가 넘어갈 텐데..
 
처음에는 약을 통한 낙태를 생각했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애인이 그 침대에 누워 쇳덩어리가 몸에 들어가는 느낌을 너무나 진저치쳐 해서.. 저 조차도 상상도 하기 싫더군요. 그런데 애인이 몸이 너무 작아서, 약을 통한 낙태는 정말 견디기 힘들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빈혈로 인한 어지럼증과 아랫배 통증을 아주 심하게 겪고 있거든요. 그런데 약을 쓰면, 미국인의 경우도 대부분 2-3주는 심한 출혈을 하고 통증을 수반하며, 그 중에서도 5%는 그걸 견디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그 덩치 큰 미국 여자들이 그런데.. 도저히 애인에게 약을 먹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 남은 방법은 진공 흡입을 통한 수술뿐인데.. 제가 있는 곳이 시골이라, 주변 4시간 반경에 있는 병원들 중 수면마취를 해서 할 수 있는 곳이 딱 1군데에, 그나마 가장 빠른 날짜가 2월 6일이라는 군요.. 다른 병원들에선 이번 주에도 가능하지만, 그 동안에 완전히 깨어있어야 하고 (수면마취를 하려면 면허가 있는 테크니션과 장비가 있어야 한다네요..) 부분 마취로 수술을 한답니다. 그럼 그 전 과정을 애인이 혼자 견뎌야 한다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서 애인이 너무 힘들어 합니다. 정말..
 
몸이 이렇게 안 좋은데도, 학생들이고 또 학기중이다 보니 아픈 배와 머리를 부여잡고 오늘도 함께 도서관을 가기로 했어요. 애인이 겪고 있을 고통을 생각하니 혼자 있을땐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네요.
 
지금 가족 여러분께 여쭈고 싶은 것은..
 
1. 애인이 부분 마취를 통한 흡입 낙태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어하는데, 되도록이면 수면 마취로 했으면 합니다. 이 경우에..
   1) 늦더라도 기다려서 2월 6일에 받아도 될런지요.. 그렇지만 그 동안에 또 계속 견뎌야 하고.. 그 다음주부터 애인이 시험이 있습니다..
   2) 지금 5시간 너머 거리에 있는 다른 주들의 병원에 연락을 해 볼 생각입니다. 장거리 운전이, 수술 하고 나서 돌아올 때 부담이 되지는 않을런지요.. 차 안에서 부담이 없는 약한 수면제 같은 것 먹이구 재워도 괜찮을런지요?
 
2. 애인이 너무 힘들어합니다. 빈혈 증세도 심하구요. 철분제는 이제서야 사서 먹구 있고, 미역국도 어제 끓였었는데요. 수술 전까지 어떤 음식을 먹이고 어떤 관리를 해 주어야 좋을는지요..?
 
3. 수술 후 조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요..? 싱거운 미역국을 계속 먹고, 찬 바람은 되도록 쐬지 않으며 최소한 1주일은 집안에 있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계속 가야 하는데 이를 어찌할지.. 철분제도 계속 먹어야 하겠지요? 부디 조언 부탁드립니다.
 
정말 막막합니다. 왜 그렇게 멍청했는지.. 나름 자기 주장 강하고 나는 무신론자라며 떠들던 저로서는, 수술을 하고 나면 애인과 제게 찾아올 죄책감과 자괴감을 어떻게 견뎌야 할 지 상상도 되지 않네요. 이제 고집 접고 신이라도 믿어야 하는건지.. 그럼 꼭 책임을 전가하는것도 같구요. 가족여러분들 도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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