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눈요기라도 하시라고 그냥 올려본 것 뿐입니다)
와이프가 임신 때문에 휴직을 하면서 생긴 좋은 점은 집에 돌아가면 늘 함께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여승무원의 남편은 사실 외롭거든요.
와이프가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경우가 많다보니, 라면과 간식으로 버티는 경우도 자연히 많이 생겼었는데...ㅋ
어쩌다 휴일날 같이 어디 놀러가도 와이프가 피곤하다보니 옆에서 꾸벅꾸벅 조는 일도 적지않고...
그런데 요즘은 그럴 일이 없더군요.
집에 들어가면 늘 와이프가 따뜻하고 맛있는 저녁을 정성스레 준비하고선 절 기다리고 있습니다.
자랑 같지만, 나이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와이프가 만들 줄 아는 음식종류도 다양하고, 솜씨가 상당히 좋습니다.
그래서 요즘 행복 하네요, 와이프의 입덧이 벌써부터 조금 심한 것 같아서 걱정이 좀 되긴 하지만....
제가 그러지 말라고 해도, 제가 늦게 오더라도 끝까지 절 기다렸다가 같이 식사를 하네요.
지금까지 많은 글을 올린건 아니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적지않은 글들을 이 곳에 올렸었네요.
생각해보면 지금의 제 와이프와의 에피소드를 주로 올리다보니,
항공사 여승무원들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많이 올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항공사 여승무원들을 특히 좋아하고 집착해서 그런건 결코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비교적 어려서부터 여자들과의 인연이 적지 않았는데,
우연히도 그 중에서도 여승무원들과의 인연이 꽤 많았던게 사실이고,
또 지금의 제 와이프도 직업이 승무원이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런 방향으로 편중이 되었던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두둔한다거나 특별히 애정을 느낀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구요.
직업과 개인은 서로 별개의 것이다보니 어느 직업에나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고,
그 중에는 싸가지없거나 어딜 가도 욕 들어먹기 딱 알맞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죠.
어떤 분들은 제가 올린 경험담을 보고서 "승무원에 대한 인식이 좀 바뀌었다"고도 하셨는데,
사실 여승무원들 중에도 개념 부족하고 싸가지 없고, 된장끼 다분한 여자들도 적지않은게 사실이죠.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 개인개인에 따라서 다른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다른 선배님들이 경험하신 스튜어디스에 대한 불쾌한 기억도 모두 당연한 사실인 것입니다.
제가 여승무원이 좋아서 와이프를 사랑하는게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고 그래서 결혼한 제 와이프의 직업이 승무원일 뿐입니다.
잠깐 몸 담았던 다른 직업에 그대로 종사했다 하더라도,
또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제가 사랑한 사람에 대한 애정은 전혀 변함이 없겠죠.
적어도 제가 보기엔 현재의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제 와이프에게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은 물론 하지만요.
군대 제대하고 복학해서 와이프를 알게 됐고, 보자마자 관심이 생겨서 은근히, 유심히 관찰을 하다가...
아하 뭔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있구나(건전한 방향으로) 싶어서 전화를 걸었죠.
"여보세요, 수연(가명)이 폰입니다."
"임재성(가명)인데 수연이 좀 바꿔 줄래요? 응, 수연이니?
오빠가 뭐 좀 전해 줄 게 있는데 지금 어디니? 나중에 학교 어디어디에서 만나자."
"(웃으며)...... 데이트 신청하시는 겁니까?"
"응, 데이트는 다음에 신청하기로 하고... 좀 있다 보자."
그리고 나중에 그녀를 만났고... 그 시기에 다들 그렇듯이 친한 친구들 여럿이랑 항상 함께 다녔었죠.
그 애들 모두 우루루 한꺼번에 나타나더군요
그런데... 여자애들 예쁜 애들끼리 서로 곧잘 어울려 다니는거 잘 아시죠?
우루루 들어서는데 다들 한인물 하고 키며 몸매며 딱 좋습니다.
물론 수연(제 와이프)이가 그 중심에 있었고... 그녀는 그 때도 상당히 조용한 편이었지만...
애들이 제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여우처럼 싱글벙글대면서 이구동성으로 그럽니다.
"오빠, 잘해 보세요!" "잘해 보세요!" "화이팅!"
어처구니없는 것들... 어린 풋내기 녀석들이... 하지만 웃음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그 때 그 자리가 공식적으로는 우리 둘이 처음으로 마주보고 앉아서 오랫동안 대화를 나눴던 첫시작이었던 듯....
제가 이내 특기를 발휘해서 수연이의 관심을 점점 집중시켜 나가기 시작했고...
어느 사이엔가 수연이와 함께 왔던 친구들도 모두 우리자리로 모여들어서는 제 이야기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죠.
다들 눈빛이 반짝반짝하면서 제 이야기에 진지하게 주의하며 경청을 하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아직도 나이 어린 편인 소녀시대 멤버들 몇이랑 함께 하는 자리같은 분위기였다고나 할까요...
나중엔 스튜어디스들과의 모임이나 미스코리아들, 혹은 연예인들과의 모임자리에서도 어울려 봤지만,
그 때 그녀들과 같은 그만한 풋풋함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뭐 별다른 거 없습니다, 재미있게 해주는 거였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호감을 얻으면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이야기...
즉 그녀들이 갖고있는 자질을 계발시킬 수 있는 자신에게 직접 와 닿는 이야기를
나름대로 성의를 갖고 진지하게 성의를 갖고 현실적으로 조언해 주는 거였죠.
여자들은 비교적 어려서부터 자기자신에 대한 다른사람들의 이목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또 자기자신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곤 하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특히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좀 더 일찍부터 그런 경향이 강합니다.
술과 담배? 혹은 어떤 형태든지의 오락 등이 가져다주는 말초적인 쾌감은 순간적인, 하지만 허무한 것이 될수도 있지만,
자기자신에게 보다 실제적으로 장기적인 이익이 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면 더 빨리 친근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되곤하죠.
저는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 그 사람의 특징이나 성격, 심리 등을 비교적 빨리
캐취하는 편인데, 그녀들 하나하나에게 그대로 적용시키면서 얘기를 풀어나가니
애들이 급속도로 관심을 집중 시킬 수 밖에요.
물론 딱딱하기만 한 분위기로 그래서도 안되는 것이니까 유머와 위트는 필수죠.
그런 분위기에서 손금 얘기가 나오니까, 그녀들 서로 뒤질새라 앞다투어 재빨리 제게로 손을 내밉니다.
한사람 한사람.. 그녀들과의 스킨쉽 아닌 스킨쉽이 이루어지고...
그녀들의 보드랍고 고운 손의 감촉을 차례로 즐기면서 제가 볼줄 아는 한에서 열심히 손금도 봐주고...
그 날 이후부터 뜻하지 않게 또 그녀들 모두와 친해져 버렸네요.
그리고 아울러 그녀들끼리만 있을 때도 제 얘기가 그녀들의 입에서 자주 흘러 나오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나중에 알고보니 다행히도 대부분 좋은 이야기들이었다는군요, 나중에 듣고나서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수연(제 와이프의 가명)이랑은 많이 친해졌지만, 어떻게 정식으로 사귈 새도 없이,
어느 날 졸업 전에 외항사 승무원이 되어 훌쩍 밖으로 나가서 일을 하기 시작했고...
스튜어디스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는데, 어찌 된 일인지 스튜어디스가 되어 있더군요.
"네가 그 일을 하면 참 잘 어울릴거 같아."라고 한마디 들려줬던 것이 각인된 것이었을까요...
그 때 저한테도 여러가지 바쁜 일들이 많았었는데, 국내에 남은 수연이의 친구들과는 곧잘 연락을 하곤 했습니다.
그 중 수연이의 친구인 A모양이 저한테 연락을 자주 했었는데 (거의 매일밤), 저한테 그러는 겁니다.
"오빠 지금 사귀는 사람 있으세요?"
"마음 속에 늘 두고 있지."
"누군데요?"
"비밀. 하지만 좋은 사람이야."
"........ 예쁘죠?"
"응, 예뻐. 내 눈에는 특히 제일 예뻐 보이네."
"귀엽죠?"
"응... 은근히 귀엽네."
"그렇죠? 같은 여자인 제가 봐도 무척 귀여운데..."
뭐야? 뭘 넘겨짚고 있는거야 이 애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점점 수연이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런데 국내에 남아있던 그녀의 친구 B모양에게 나중에 들은 바로는,
수연(제 와이프의 가명)이가 국내에 들어와서 자기들끼리 만나면 제 소식을 자주 물어보곤 했답니다.
저와 따로 연락하거나 메일이 오가는 것 외에도 원래부터 제 소식을 자주 물어보곤 했다는군요.
그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정식으로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는데...
어느 날 B가 수연이랑 만난 자리에서 "오빠가 우리 중의 누구랑 사귀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라고 하자,
수연이가 불쑥 "그게 나였어..."라고 하더랍니다.
지금이야 이미 결혼까지 한 사이지만...
어쩌면 우리 둘은 이미 사귀기 전부터도 서로 사귀고 싶어했고... 사귀고 있다고 믿고 싶었었나 봅니다.
그래서 그녀와 제가 첫 키스를 나누던 그날 밤... 그녀는 저를 소중히 받아들였고, 눈물까지 흘렸던 걸까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로가 마음 속에 서로를 깊이 품고 있으면서,
은근히 꽤 오랜 시간동안 밀고당기기를 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후에 우리 둘의 구체화 된 사랑이 시작됐고, 그 사랑을 확인하고 키워나가고,
결혼이라는 긍정적인 결실을 맺고, 이제 우리 둘이 아이까지 수연이의 뱃 속에 품게 되었네요.
어제 새벽에도 제 곁에서 아기처럼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는 와이프의 예쁜 모습을 보면서
우리 둘의 지난 날을 돌이켜 보게 되고, 신기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더군요.
여승무원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여승무원일 뿐입니다.
이 소중한 느낌을 오래오래 지켜나가면서 날마다 조금씩 더 사랑을 키워나가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점심식사 맛있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