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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내가 만드는 이야기

절친

절친은 말 그대로 절친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친한 친구이며 끈끈한 친구죠. 그런 존재가 절친이랄수 있겠지요.
 
1:1로 살면서 두고두고 가장 많이. 가장 자주 술을 마시게 되는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참고로 그녀석은 남자입니다.
 
그 친구를 고등학생때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고 2때 알게 됐죠.
 
우린 만난 첫 학기부터 해서 1년동안 대단히 친해질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고 2 말인가 고 3때쯤부터
 
어려운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고 질타를 했으면 했지 축복을 내려줄만한 사랑은 절대로 아니었달수 있겠습니다.
 
그녀석이 좋아하게 되버린 사람은 동성이었던 것입니다. 맹세코 그친구는 자신은 그런 취향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가서까지도 말이죠.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에 만나게 되버린 한명의 동성을 그 친구는 그만 좋아하게 되어버리고 만것입니다.
 
세상에서는 트렌스젠더로 알려져 있는 존재. 그러한 사람을 좋아하게 된것이죠. 그녀석이 좋아하는 대상은 자신이 여성이라고 생각하는 마인드를 지니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사고주의였구요.
 
그 친구가 얼마나 힘들어했었는지는 지금도 회상해보면 기억에 선합니다. 그렇게 힘든 사랑. 왜 시작했느냐. 그만두면 안되겠냐고 술잔을 따라주면서 참으로 많이 권하고 다독였었습니다만...
 
아무튼 일반인들은 <금기>라고도 거리낌없이 불릴만한 그 사랑을 그녀석이 했다는걸 아는 사람은 정말로 극소수였고.
 
저는 그 중 한 사람이었으며. 그들 중에서도 모두를 통틀어 그 친구와 가장 깊은 면까지 대화를 주고받았었습니다.
 
그 친구가 제게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게 되었다는것. 그리고 좋아하게 된 대상이 누구인지 제게 밝힐수 있었던 이유는.
 
그친구가 사랑에 빠진 대상이 저로서도 애초에 모르는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아니. 자신을 여자로 봐주길 원했었으니 그녀로 칭해보도록 할까요. 여하튼 그녀와 저는 절친을 만나기 전에 이미 알았던 사이입니다. 유별난 친구관계였다는게 아니라. 그녀와 저는 중학교 동창이었거든요.
 
그녀를 중학생때 처음 알고. 속으로 생각해왔던게 늘상 있었습니다. 성격 참 유하다. 얼굴이 가늘고 몸도 가늘다. 그리고 신체가 전체적으로 희고 여러가지 면에서 여자같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게 만드는 애다.
 
라고 생각했었죠. 그녀에게 그런 취향이 있었다는걸 알게 된건 고등학교 온 뒤 절친으로부터입니다.
 
그 취향을 알기 전에도 그녀와는 인사정도는 주고받는 사이를 약간은 더 상회해 있는 인간관계를 지니고 있었던 저입니다.
 
절친은 제가 그녀도 알고. 원래도 그럭저럭 친구였기에. 자신의 맘을 제게 밝혔던 것이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이 있듯이. 그는 어느 누구에게라도 자신의 힘든 사랑의 감정을 털어놓고 싶어했던 것일테지요.
 
그녀는 그와 자신의 관계가 여러 사람에게 알려지는걸 대단히 싫어하는 편이었습니다만. 친구가 제게 알렸을때만큼은 거리낌이 없었다고 합니다. 둘 다 저를 그만큼 편하게 생각했던 걸까요.
 
여하튼...둘다 친구이고 비록 살면서 그보다는 그녀를 더 일찍 알게 되었고 둘 다 친구라 할수 있습니다만 친밀해진 정도는 고등학교 와서 만나게 된 절친이 훨씬 더했다고 해야겠습니다.
 
그녀의 문제로 대학생때 절친과 대작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녀석은 정말 너무나도 많이 힘들어 했었죠.
 
그럴수밖에 없는게.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수가 없는 법이거든요.
 
결혼 문제라던지 하는 크고 굵직한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그녀는 엄청난 돈을 필요로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절친에게만 기대는건 아니었고 스스로가 홍대 어느 가게에서 일하면서 열심히 돈을 벌고. 그걸로 호르몬 주사를 맞고. 수술도 고려하는..이거저거 계산해보면 상상밖의 돈이 들어가는게 그쪽이지요.
 
장애물과 넘어야 할 산은 그야말로 엄청나고도 많으며 높았달수 있습니다.
 
이러니 힘들수밖에요. 애초에 친구 녀석이 제게 먼저 입을 연건 아닙니다. 그녀에 대한 애정적 감정을요.
 
술을 좋아는 하지만 저랑 만나는 횟수가 잦아지고 만날때마다 갈수록 많은 술을 찾게 되는 절친의 모습을 보면서 걱정이 되어 연거푸 물었지만. <일반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성적인 문제와 연관되어 있기에 말하기가 뭐하다>고 하기에.
 
저는 그 친구와 <비밀 공유>차원에서 한가지를 주고받기...로 한건 아니고. 그에게서 대답을 얻어내기 위한 대가라고 하기에도 뭣 하지만. 그 친구를 그만큼 편하게 생각했던 저이기에.
 
저도 심연의 안쪽 구석에만 꿍쳐놓았던, 가족들에게도 이야기하지 않는 부분을 친구에게 해준것입니다. 그러면 그 친구가 나중에 제게 어떤걸 털어놓을지라도 마음이 조금이라도 더 편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그의 마음을 움직여보기 위한 의도로도. 그리고 저 역시도 한순간이나마 허심탄회해보자. 취중진담식으로. 라는 감정으로 취했던 행동이랄까요.
 
<들어봐. 너도 알거야. 나 아직 연애 한번 못해봤잖아? 그건 알지? 난 정말 깝깝한 놈이야. 흠.
 
살면서 여태 세명의 여자가 가장 인상깊더라. 한명은 내가 좋아했었던 한명의 여자이고. 한명은 내가 좋다고 해주었던 한명의 여자이고. 나머지 한명은 나를 헷깔리게 만든 한명의 여자가 있었어.
 
내가 이야기해주고 싶은 여자애는 날 좋아했다던 애네. 뭐..먹을만큼 먹었달수 있는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리다고만도 할수는 없는 나이지. 근데 여태 살면서.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던 여자애는 단 한명. 오로지 한명뿐이었단 말이야. 그때의 그 고마움과 기쁨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는다. 결국 난 이유를 대면서 곧바로 그녀의 마음을 내쳤지만..
 
 몇년 뒤에 그 애의 친구를 우연히 단 한번 만났었는데 아직도 날 잊지 못하고 있다고. 그래서 닉네임도 <2년전사월로> 를 쓸정도로 날 좋아했다고 들었었. 그걸 듣고 나서 그때 당시의 감격이란..
 
죽을때까지 그런 애를 또 만날수나 있을까 싶다. 뭐 말이 샜는데.. 난 결국 그 애의 감정을 받아주질 않고 물렸다. 어떻게 물렸는지 아냐?>
 
 
<어떻게 물렸는데?>
 
이미 친구는 술때문에 풀렸었던 눈도 거의 정상치를 회복하곤 제 이야기에 집중해 있었었습니다.
 
<몇년 후에 만났다는 그 애의 친구 있지? 애초에 나에 대한 그 애의 마음도 그애 친구로부터 들었던 거야. 생각해보면 그애도 상당히 맘고생이 심했을수도 있겠다. 여하튼... 걔가 오빠 좋아한대요.. 라고 대신 말해줘서. 일단은 걜 한번 봤고. 본인으로부터 직접 나에 대한 감정까지 확인할수 있었지. 그때 나는 <고맙다>고는 해줄수 있었지만 그 이상을 할수가 없었어.
 
그래서 고맙다는 말만 해준 뒤 적당히 말을 나누고. 나중에 내게 그애의 감정을 알아서 적절히 알려줬던 그애의 친구만 따로 조용히 불렀단말이지. 그래서 난 그애의 친구에게 나란 놈의 성격에 대해서 알려줬다.내...취향을 말이야>
 
<취향?>
 
<그래 취향....걔가 날 좋아해주는건 진정으로 고마운 일이지만서두...좀 별개의 문제의 이야기라서 말이야. 어쨌든...XX가 날 좋아해준다는데서 세상다가진듯 기뻤지만.....그 애한테 말을 하든 안 하든 니 판단에 맡긴다고. 한마디로 난 그애 친구한테 맡기고 싶다고 전한 뒤. 제발 나서서 그애와 나는 잘 안될거라고 전해주라는 말까지도 부탁을 했다.
 
이유를 묻더라. 난 솔직히 전부...까지는 아니고 내 머릿속에 든것들 중 빙산의 일각의 반각 정도를 알려줬다. 내면의 일부를 보인거지. 그랬더니 그애가 뭐랬는지 아냐?>
 
<글쎄>
 
<음..의외로 유아틱한 발상인것 같아.   이게 그애의 첫마디였다. 뭐 복합적인 거였겠지. 난 그뒤로도 몇가지 첨언을 더했고 그애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했어. 어찌보면 난 도망친거고 그애의 친구라는 애한테 태반을 부탁이라는 명목으로 전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아직도 그 두사람에게는 미안한 감이 너무나 커서 다시 볼 엄두조차 못내는게 지금의 나이고.>
 
<.................>
 
<설명해주면서 이미 들었지만 나한텐 이런 취향이 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냐. 그것 말고도 더 많다. 너나 그때 그 애한테 이야기해준건 극히 일부일 따름이야. 내가 나의 취향을 핑계로 그애의 고백을 거절했던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안다면 이럴지도 모르겠다. 깝깝하다고. 뭐하러 그런걸 미리 말하냐고. 일단 사귀고 보면 되는거 아니냐고. 다된 밥상에 의도적으로 잿밥 뿌리는 행동하는 사람도 있냐고. 아마도...아니? 확실히 그렇게 내게 한마디 쏘아줄 사람들이 태반일거야.
 
하지만 어쩌겠냐. 나란 놈. 소심한 성격의 나란 녀석이 그리 쉽게 변하겠냐. 뭐 어쨌든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이미 대화에서 네게 말해주고 싶은 부분은 충분히 말해줬다.>
 
거기까지 말하자 친구는 이윽고 자신이 말하고 싶었던걸 이것저것 제게 말해주더군요. 저는 묵묵히 듣다가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취하고 그를 바라봐준뒤 몇잔 들이키고 말해줬습니다.
 
XX가 트랜스라는것. 그리고 니가 걜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의 정도가 너 스스로 괴로움을 느낄 정도로 깊다 하여도...그걸로 우리 친구사이에 시각적으로 내가 널 색안경 끼고 보게 될거라든지. 앞으로 널 불편하게 여길거라던지. 이런 점에선 걱정을 마라.
 
솔직히 말하면.. 난 너를. 그리고 걔를 온전히 다 이해해줄순 없다. 그럴 자신도 없고. 우리뿐만이 아닐걸. 어느 누가 타인을. 완벽히 하나부터 열까지 모조리 다 이해해줄수 있겠냐. 자신이 자신을 용납 못할때도 허다한게 인간 아니냐.
 
대신..이걸..이런것까지 네게 얘기해주면서 내가 강조해보고 싶었던건.. 그거다. 나는 이런 취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저 사람은 저런 취향을 가지고도 있구나. 라는 시각으로 봐주고 싶다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래줬으면 하고 은연중에 바라는 면도 크고.
 
내가 이취향 가졌으니 저사람도 반드시 가져야돼 가 아니다. 통일성은 필요없다고 봐. 인간은 단세포 아니잖아. 대신..그런건 좀 부탁해보고 싶어. 나는 이런 면이 있고. 저 사람은 저런 면이 있고...서로의 다른 점에 대해서 이해는 적게든 크게든 못해줄지언정. 존재자체의 부정을 원할 필요까지는 없다고...그러면 너무 슬프다고 생각해. 자기랑 안맞으면 자리를 피해주면 되는거지 꼭 자신과 틀린걸로 보여지는 그 존재를 지우려 들 필요는 없잖겠어. 미안. 감정을 잘 전달 못하겠어>
 
<...그만하면 충분해. 고맙다, 너도 이런 말 해주면서까지 나서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좋게만 생각하진 마. 어찌보면 나는 널 이용한 거랄수도 있으니까. 가족들에게조차도 이야기 안하고 사는 예민한 부분의 문제다. 누구한테라도 털어놓긴 털어놓고 싶었어. 난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고자 하는 동물이라서말야. 너도 그런것때문에 날 찾았던걸테니 비긴걸로 해두자. 어쨌든 우린 이제 서로 하나씩 주고 받은게 있는거다. 그렇게만 알아둬>
 
<정말 고맙다..>
 
친구한테서 연거푸 감사의 말을 들은 후...2~3년 정도는 그 사랑이 유지되었던것 같습니다. 이따금 저는 그 둘이 어울릴때 초대를 받아 분위기 메이커 역을 해주었습니다. 둘에게 장난도 곧잘 치고..분위기가 부드럽게 해주는 쪽으로 애를 많이 썼었지요.
 
결국 일정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 친구에게 대놓고 이야기하진 못했지만. 예견했던 문제가 치달아서 둘의 관계는 깨지고 말았지만 말이죠. 현실의 장벽이 만만하다면 사람들 다 자기 뜻 잘 이루고 행복하게 살수 있을텐데 그렇질 못하니까요.
 
절친과는 이따금씩 과거 이야길 하면서 술잔을 쳐주지만. 워낙 예민한 문제기도 하고 그녀석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 저도 잘 안한답니다. 그리고 뒤통수 맞기는 싫거든요. 자꾸 과거의 일을 끄집어내면 그친구도 안주거리 삼아 제게 짓궃은 장난을 보여줄만한 내용의 말들은 충분히 무기로 삼고 있을테니 말입니다.
 
절친은 역시 좋은 존재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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