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털어놓은 채팅경험담 ㅡㅡ^
저 같은 경우는 이미 채팅을 전혀 안한지가 꽤 됐네요.
하지만 예전에는 모 유명한 채팅 사이트에서 채팅을 즐기곤 했습니다.
거기서 참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네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나씩 둘씩 소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전에 제 아내랑 한창 연애할 때, 혹시 채팅해 본 적이 있느냐? 기억나는 채팅경험이 있었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내가 "화 안 낼거죠?"하고 다짐받더니, 유달리 기억나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느 겨울 밤에 어떤 남자가 대화를 걸어오길래 대화를 하게 됐다고 하는데요,
나이를 서로 밝혀보니 자기보다 두살 아래더랍니다.
사실 그때 아내는 해외에 있었는데, 그냥 서울이라고 해버리고 대화를 했었답니다.
처음에는 길게 대화할 생각 같은 건 없었는데...
그런데 그 남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찌나 말을 재미있게 잘하던지 정말 감탄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 대화를 풀어나가는 방식부터 채팅사이트에서 흔히 보는 다른 남자들과는 상당히 다르고 독특하더라네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소재를 이어가면서 대화를 주도해 나가는데,
자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매력에 이끌려 매우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답니다.
표현력도 참 기발하고 뛰어나서 대화 자체가 무척 재미가 있으면서 상대를 배려해 주는 매너도 좋더랍니다.
그리고 자기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의 성격이나 바램 같은 것에 대해서도 이해를 잘 해줘서 더 끌리더라네요.
나중에는 그 남자가 자기한테 "누나 만나서 키스를 나누고 싶다"며 집도 가까운데 밖으로 나올 수 있느냐고 하더라네요.
그냥 추리닝에 슬리퍼 끌고 나와도 좋으니까 만나서 간단히 편의점 커피라도 한잔 나누고, 키스도 나누고 싶더래요.
그런데 자기를 만나서 키스를 나누고 싶다고 털어놓는 누군지도 모르는
이 연하남의 고백을 대하면서도 그때는 솔직히 싫지가 않았다네요.
서로 모르는 남녀가 만나서 키스하고 싶다는 어쩌면 음흉한(?) 속셈이 있을지도 모를 내용을 늘어놓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에는 그 남자가 전혀 음흉하지도, 천박하지도 않게 느껴지더랍니다.
그만큼 그 때 자기는 그 남자의 화술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몹시 이끌리고 있었고,
정말로 어떤 남자일까 너무 궁금해 지면서도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일만큼 매력적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때는 몸이 해외에 있어서 나가려고 해도 도저히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는지라...
그만 아쉬움을 접고선 미안하다고 잘 둘러대고선 그렇게 대화를 끝냈다고 하네요.
다행히 남자도 순순히 이해를 잘 해줘서 무사히 기분나쁘지 않게 매듭을 잘 지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그 때 그 연하남과의 대화는 정말 즐거운 기억 중의 하나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도 그 남자가 괜찮더냐? 고 물었더니, 그 때는 정말 괜찮은 아이라고 느꼈대요.
그리고 틀림없이 나쁘거나 이상한 사람은 아니었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물론 실제론 어떨지 모르겠지만...이라면서요.
만일 그 때 서울이었다면 나가서 만났을 거냐고 물었더니, 그건 솔직히 잘 모르겠답니다.
채팅 많이 해본건 아니지만 채팅을 통해서 누군가를 만나겠다는 생각같은 건 추호도 해본 적이 없는데,
실제로 서울이었어도 만났을지 어땠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 때만큼은 너무나 끌렸던 건 사실이라더군요.
오빠한테는 미안하지만... 그 땐 정말 나도 모르게 끌렸어...라고 미안한 듯 말하던 아내 (당시에는 여자친구)에게
좀 섭섭하다는 얼굴표정 지으면서..
"그래, 그런 경험도 있었구나, 좋은 경험으로 기억해라..."라고만 말해줬을 뿐입니다만....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때 모든 걸 뻔히 다 알면서 대화신청 쪽지 보내서는 연하라고 구라치고,
누나랑 키스하고 싶다면서 밖으로 나오라고 꼬셔댔던 놈이 저였다는 사실은
여전히 저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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