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의 추억
대학때 동아리를 같이 하던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동기 xx가 결혼하는데 같이 갈래?"
대학때 공부만 하던 동기녀석이 떠올랐다.
여태 결혼 안하고 있다가 이제 가는 모양..
"남자 동기 결혼식에 뭐 하러 가니..? "
"뭐 어때..."
"너야 솔로니까 가도 되지만 내가 가봐야 눈총만 받지"
"선후배들 다 온다니까 얼굴 볼겸 가자"
주말에 별 할일도 없고 해서 승락을 하고
치장 (변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다들 어떻게 변해 있을까 궁금 하기도 하고...
결혼식장에 가니..의외로 아는 사람이많아서 다행이란 생각..
그런데 늦장가 가는 이 동기녀석은
신부가 무려 9살이나 아래..
이거 완전 도둑놈 아냐??
그런데 그곳에서 ㅇㅇ선배를 만났다.
십년도 넘었는데 그는 여전히 훈남이었다.
"어...정말 오랫만이예요..어떻게 지내요?"
"와...살아 있으니 만나네..난 미국에 있어.."
"근데 어떻게...여길....."
"한국에 일이 있어서 들어왔다가 마침 시간이 돼서 들렸지"
호탕하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 그 선배를 보니
그와의 아련한 추억이 떠올랐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시절
그 선배는 복학생이었다.
그땐 그 선배가 무척 거리가 먼...나이차도 나고..
까마득한 사람이었다.
친하긴 했지만...내 세계와는 다른...그런 생각
그는 나아게 이것저것 참 잘 대해 주었다..
남녀 사이가 아닌...선후배 사이로..
그가 졸업을 하고...
부산에 취업이 되어 내려갔다.
졸업생 환송회때 그는 놀러 오라는 연락처를 주었다.
나한테만 준건 아니고...후배들한테 다 돌렸다.
그후..여름이 되어..부산 해운대에 친구들과 주말을 이용해 놀러가게 되었는데
마침 그 선배 생각이 났다.
연락을 하니...엄청 반가워 하며..부산역에 마중을 나오겠다고 하였다.
친구들은 그 선배를 보고...
"누구야? 남자 친구??" 하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나도 남자친구가 있었고...군대 가 있었지만..
그도 여자 친구가 있었다.
그 선배의 자그마한 아파트에서 묵으니 숙박비 절약되고...
먹을것도 사주니...얻어 먹고..
그렇게 토요일과 일요일을 보내고..
친구 둘은...알바때문에 돌아 가야 한다고 하는데...
무슨 생각인지...난 부산 외삼촌집에 들렸다 간다는 핑계를 대고 빠졌다.
외삼촌이 부산에 있는거는 아니고 그냥 바다가 좋아서 더 있고 싶었다.
일요일, 친구들을 배웅하고 ..
난 선배와 달맞이 고개를 놀러갔다.
사람이 바글바글한 해변보다 여기가 차라리 나은것 같았다.
저녁에 둘이서 아파트로 돌아왔다.
갑자기....이거..어떡하지....단 둘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엠티 가서도 같이 자고..
그 선배의 인품으로 볼때...덮칠 남자는 아니었기에...친오빠 같이 안심..
해가 져도 열대야의 밤은 더웠다
에어콘이 없는 방에 선풍기만 돌리며..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
밤이 깊어지고...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어머..비오나봐"
맥주잔을 들고 베란다로가서
창 밖에 내리는 밤비를 내다 보는데
그 선배가 옆에 와서 어깨에 팔을 올렸다.
분위기...그놈의 분위기...술..
난 자연스럽게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샴프 냄새가 싱그러워...."
라는 그가 참 편했고...
그가 귀엽다며 내 볼에 뽀뽀를 할때..
이때...에이..장난 치지마..라는 말을 했어도
아무일도 없었을텐데..
가만 있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그를 올려다 보았다.
그가 뺨이 아닌..입술에 키스를 했을때..
그의 목 뒤로 팔을 돌려 안았고...
자연스럽게.......진행이.......
그는 내 남자친구처럼 급하거나 서두르거나 격렬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나를 보듬어 주는 따스한 섹스를 하였다.
"이건 순전히 비 때문이었어"
라고 내 자신에게 핑계를 대었다.
살을 맞대고 안겨 있는 촉감이 너무 좋았다....
섹스가 끝나고 샤워 하라는 그의 말에..
그냥 이렇게 있어..라고 하였다.
그의 다리 사이에 내다리를 끼고..
그의 가슴에 내 가슴을 밀착 시키고..
종이 한장 들어갈 틈이 없이 꼬옥 안고 있으면서...
이 사람과 섹스를 할 줄은 상상조차 해 본적이 없는데
너무 굶었나...ㅋㅋㅋㅋ
섹스후에
"선배는 남자 아닌줄 알았는데..뭐야...."
그러자 그는....
"짧은 반바지를 입고 창밖을 보는 다리가 너무 아름다웠어"
어떤 남자는...가슴에 집착하고
어떤 남자는...히프를 탐닉하고
어떤 남자는...유방에 사족을 못 쓰는데..
이 선배는 디리를 보면 흥분 한다고 하였다.
사람마다 다른가 보군...
그후..얼마후 그 선배는 결혼을 했고
바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실제로 마주치면 어색할것 같았는데..
에상외로 고향친구 만난것처럼 편한 마음이었다.
어떤 기억은 찝찝하고 어떤 기억은 상큼하다.
그와의 기억은...약간 쌉싸롬한...기억이다.
한 여름밤의 추억을 그도 떠올렸을까??
"여전히 다리가 예쁘네" 라는 소리를 한다.
"픽...이젠 늙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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