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너는 투수고 나는 포수야
“잡았다”
그래 잡혔다. 몇 년이 걸려서야 이제 너한테 잡혀버렸다. 모든 강의가 끝나고 책을 정리해 가방에 쑤셔 넣은 뒤 재수생 출신의 포쓰를 풀풀 풍기며 나는 교수님보다도 더 늦게 강의실을 나왔다. 그리고 강의실 문 앞에서 그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랫만...은 아닌가?”
“아니 오랜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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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이야”
“너 보고싶어서”
“실컷 봤지? 나 간다, 바뻐, 오늘 늦게까지 동아리 모임 있어”
아버지가 어머니께 아침에 하시는 말씀 같다고 생각하며 살짝 뒤돌아서서 작별을 고했지만 그녀가 내 어깨를 붙들었다.
“너 일부러 아싸(Out-sider)생활 하려고 동아리 안하는거 다 알아, 너네집에 전화해봤어”
나도 모르게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주먹을 꽉 쥐었다. 좋다 밥 한끼 정도 얻어먹어주지.
“나 여기에 방 구했는데 이사 도와줄 사람이 없어, 니가 좀 도와줘, 자고 가도 돼~”
“싫어”
어릴때 친구를 만나면 말투도 몸짓도 어조도 쓰는 단어도 어릴때로 돌아가는 법이다. 나도 모르게 혀를 내밀고 있었다.
“엄마한테 이를꺼야”
킥킥대며 그녀도 어린애처럼 맞받아쳤다. 아마 어쩔 수 없이 내가 도와주리라는것을 알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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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을 돌아 하숙촌으로 들어가 그녀가 자취를 한다는 방을 찾아갔다. 골목을 돌아 들어가면서도 나는 혹시 내가 아는 얼굴이 갑자기 나타나지는 않을까 가슴을 졸였다.
“방은 왜 구한거야”
“음...아무래도 미대는 갖고 다녀야 되는 도구가 많으니까 집에다 다 두고다니기 힘들어, 기숙사는 성적이 안되고, 그리고 장비도 몇 개 있고”
“장비?”
“나 아직 야구해”
“에???”“요즘은 사회인 여자야구같은것도 있어, 지난번에 보니까 성균관대 법대에는 국가대표 여자야구 유격수도 있더라, 남자들이랑 같이 하던데... 뭐 난 그정도는 아니라서 여자끼리 야구하는데 들어가 있어”
“그렇구나...난 그만뒀어”
“알아”
그녀의 방은 하숙촌 중에서도 조금 비싼 동네에 있었다, 뭐 진짜로 돈 많고 똑똑한 여자는 겉은 대충 꾸미고 집이나 차를 좋은걸 몰고 다니는 법이다.
“방 좋은데 쓰네, 도어락도 있고, 비밀번호 쓰는건가?”
“응”
“짐은?”“여기 책하고, 여기 컴퓨터하고, 여기 이거 옷좀 정리...아니 그건 그냥 둬, 저기 저거 화구는 넵두고 이젤 좀 조립해주고, 책상 위에 이것좀 놔둬줘”
“에요~ 귀찮아라”
말은 그렇게 했지만 짐은 거의 없었다.
“컴퓨터는 뭐에 쓰는거야?”
“디자인같은거 할때 쓰지...왜 너처럼 구십노모 팔십노모 모시고 있을거 같아?”
“우리 엄마는....야!...”
“나 나는 야동같은거...”
“어머 찔리는게 있구나~”
그녀가 붓을 정리하면서 이쪽을 헬금대며 킥킥댔다. 여기 어디 연필깎는 칼이 있을텐데 안보인다.
“됐어 다 정리했어 나 이제 가볼게”
“아직 남았는데, 그리고 왜 말꼬리를 돌려? 나 니 취향도 다 알아 SM femdom 일본거보다는 유럽거 좋아하고...흠... 똥싸는것도 있었는데 그거는 정말 솔직히 컬쳐쇼크였어 뭐 로리타는 없었으니 다행이랄까? 폴더도 기억나는데. C 드라이브에서 프로그램 파일, 야구->삼성라이온즈->이승엽. 아직도 그 폴더인가?”
“흐 흐억!”
“야 괜찮아? 너무 놀래켰나? 어 어 넘어지지 말고”
그녀가 내 팔을 잡더니 살짝 안았다. 여전히 나는 그녀보다 키가 작다. 내 턱이 그녀의 가슴 위쪽에 닿을 정도였다.
“괜찮아? 저기 잠깐 앉아봐”
“아 아니 괜찮아”
그녀가 침대를 가리켰다.
“안잡아먹어”
“아니...뭐 그런게 아니라...야 여자가 말을 그렇게 나오는데로 막 지껄이냐”
“왜 어때 우리사이에... 니 취향도 다 알고... 같이 씻기도 했잖아, 그때 기억안나?”
“잡아먹을까?”
“에???”
“너 지금 섰어”
그녀가 나를 벽에 살짝 밀어 붙이고는 가랑이 사이를 더듬었다, 진을 입고 와서 그런지 불편했다. 온몸에 힘이 쭉 빠졌다.
“장난도 정도껏 해!”
“그만...나 나올것같아”
“나와도 괜찮아”
“그런... 흐윽...”
1분? 3분? 어쨌든 5분도 안되는 사이에 나는 사정해 버렸고, 그녀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벽에 기대앉은 나를 내려다봤다.
“두번째네 큿... 조금 늘었나? 그때보다는”
“너...”
그녀가 건네는 손을 붙잡고 일어나자마자 그녀는 내 바지의 버클과 후크를 풀어버리고는 바지를 내렸다. 저항하고 싶지 않았다.
“우와...너 꽤 오래 참았나봐, 오줌싼거 같아 팬티가 흥건해, 잠깐 이리와 봐”
그녀의 인도대로 나는 침대에 올라가 기대서는 그녀의 처분만을 기다렸다. 그녀는 축축해진 팬티에 감싸진 내 알주머니를 쓰다듬더니 내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리고는 살짝 발기가 죽은 내 물건을 감싸쥐었다.
“아...”
“끈끈하다... 그리고 촉촉해”
“부끄러워...하지마”
“한두번 보는것도 아닌데, 뭘 부끄러워해...아직 여기에 점이 있네... 아직 포경수술 안했구나, 그래도 발기하니까 다 벗겨지네”
“점???”
“응...너 불알 밑에 점 있어, 넌 몰랐나보네?”
“거기까지 확인하는 사람이 어딨어”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내 입술을 다시 한번 훔쳤다.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 나올것 같았다.
“이 씨... 너 나 책임져...”
“에? 너 여자랑 키스 안해봤어?”
“응”
“그럼 내가 처음? 너 재수 헛했구나, 그럼 아직 동정이겠네?”
“으...응”순간적으로 방 안에 냉기가 흘렀다.
“어쩐지...이정도로 했으면 동정만 아니면 나한테 올라탔겠다”
“그래 아직 동정이라 미안하다 임마”
“사실...나도 처음이라서...이정도로 하면 네가 리드할줄 알았지, 못해먹겠다...그냥 그만할까?”
“아... 뭐 그래도 괜찮다면...”
“으이구! 이자식 너 꼬추 떼서 하리수 줘버려! 무슨 남자애가 이래!”
“켁...넌 무슨 여자애가 이래”
갑자기 그녀가 벌떡 일어서서 나를 침대 아래로 굴려버리고는 바지를 훌렁 까내리고는 팬티를 확 벗어던졌다. 나는 바지가 내려간채로 곰돌이 푸 마냥 멍 하니 그녀를 올려다 보는 수밖에 없었다.
“올라와, 그리고 거기 바지주머니 안에 콘돔 있으니까 끼고, 방법은 야동에서 많이 봤지?”
“야...너...”
“너 나랑 약속했지? 다음번엔 내 리드를 따른다고, 아직 너는 투수고 나는 포수야”
“원아...”
“괜찮아... 긴장하지 말고, 미트에 조준 잘 해...걱정마... 나 고등학교때 야구하다 공 잘못 깔고 앉아서 처녀막은 터졌어... 그런걸로 걱정하지마...그리고 뭐... 내가 너 책임져 줄게 응?”
“가운데 구멍이다 잊지 마... 뒷구멍에 집어넣으면 너 죽어!”“으...응...”
“아...들어왔어... 언니들 말처럼 아프진 않다...”
“응...하지만 힘들어”“잠깐 이대로 있어”
그녀의 팔이 내 머리를 슥 감아서는 그녀의 품에 가져갔다.
“이제 리드하는대로 잘 따라오네”
점점 몸이 뜨거워져서 나는 입을 열 수 없었다. 사정을 하고 싶었지만 토끼라고 놀림받기는 자존심이 상했다.
“너 귀여워... 우리만 있을때는 나한테 존댓말 안 써줄레?”
“왜???”
“연하랑 연애하는거 같아서 기분 좋아, 게다가 학번도 내가 높고, 너보다 내가 밥은 700그릇은 더 먹었을걸”
“몰라...생각좀 해보고”
“아구 귀여워라”
“너... 안 자고갈래?”
“아... 아직...그건 좀... 내가 서울에 집이 없는것도 아니고...”
“너네 집에는 아까 전화해 놨어”
“너...오늘 아주 계획적이었구나”“응, 다행히 니가 리드를 따라줬으니까”
“당당히 아기 가질 수 있을 때까지는...콘돔 꼭 써, 불편하겠지만”
“헤...너 나랑 결혼까지 할거야?”
“응, 내가 너 책임질게~”
“뭔가 이상해 너한테 ‘여보’ ‘자기’ 라고 부를 수 없을거 같아”
그녀의 주먹이 꽁 하고 나에게 꿀밤을 먹였다.
“방 비밀번호는 XXXX 다”
“음... 연습해야지? 연습해야 제구력도 늘고 구속도 늘잖아, 너는 아직 투수고 나는 포수야 그러니까 서로 믿음이 있어야지 안그래?”
“내가 너 배신하면?”
그래 배터리에는 신뢰가 필요하다, 투수는 포수가 공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신뢰를, 포수는 투수가 자신의 미트로 공을 꽃아 넣으리라는 신뢰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제야 나는 그녀의 미트로 나의 공을 꽃아 넣을 수 있는 에이스가 되었다. 아직 너는 포수고 나는 투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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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만약 어느날 이 글을 검색했는데 없어졌다면... 내가 원이에게 걸려서 이 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