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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내의 컴퓨터에서 제 옛 애인의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얼마전에 두가지 충격을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방에 컴퓨터가 두대가 있는데, 거의 습관적으로 아내 컴퓨터에는 손을 대지 않았는데 제 컴에서 뭘 하다가
 
집사람 컴을 켜서 인터넷 검색을 하려고 주소창에 손을 댔는데,
 
저의 옛 애인의 블로그가 그 주소창에 있는겁니다.
 
근데, 더 웃긴건 그 블로그에 들어가 보니까 얼마전에 결혼했더군요.
 
옛날 애인의 결혼 사실을 아내를 통해서 알게된 셈인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ㅎㅎ
 
마누라는 정말 무서운것 같습니다.
 
제가 제 집사람하고 처음 만나고 온날에 너무 마음에 들어서  혹시나 훗날을 생각해서 
 
제 쓰레기같은 싸이월드, 블로그 모조리 폐쇄 삭제하고, 그간 다른 여자한테 받은 선물을 비롯한
 
편지, 카드 나부랭이 싹 지우고, 핸드폰 전화번호까지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 어떻게 옛날 여자 블로그 주소까지 알았는지 정말 궁금하더군요.
(저는 여자랑 헤어지면 헤어진 사람 블로그나 싸이월드같은데 일체 안들어가거든요. 만날때도 잘 안들어가니까요..ㅎㅎ)
 
귀신같은 마누라에 대해서 한가지 에피소드를 더 얘기 하자면, 
 
결혼하기 전에 같이 영화보고 집에 데려다 주려고 차에 탔는데, 이상하게 시무룩하게 있던 아내가 갑자기
 
"오빠 그 옷 누구한테 받았어? " 그러더군요.
 
헉!! 사실 그게 다른 여자한테 선물 받았던 옷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날 아내와 만나면서 처음 입었던 옷입니다.
 
아니라고 화까지내면서 정말 끝까지 우겼는데, 언제 쯤 받은 선물인지, 어디서 산건지 까지 다 말하면서
(어디서 산건지 저도 몰랐는데, 날짜를 정확하게 맞추더군요. 도대체 내가 모르는것 까지 어떻게 알았는지 원..)
 
막 저를 다그치다가 끝까지 거짓말하니까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데.. 아 정말 돌아버리겠더군요.
 
뭔가 화끈한 퍼포먼스를 하지 않으면 정말 뼈도 못추리겠구나 하는 위기의식이 생겨나더군요.
 
차세우고 미안하다고 사실대로 얘기하고, 그 옷이 브랜드도 있고 꽤 비싼 옷이었는데 그냥 벗어서 차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아오.. 아까워..쓰벌)
 
낭니구 바람으로 아내를 집에 데려다 줬는데, 울음을 그친 집사람이 마트 근처로 가자고 하더니 자기가 내려서 옷을 사왔더군요. 뭐 그래서 다시 급속하게 화해모드로...
 
그거 선물 받은거 어떻게 알았냐고 내가 지금까지 물어보는데, 절대 안 가르쳐 줍니다. 
 
참, 그리고 그 결혼했다는 친구는 제가 얼마전에 경험담을 올렸던 주기도문 외우던 여자 였습니다.
 
옛 애인이 결혼한거 보니까 참 기분이 묘하더군요. 내껀 아니지만 조금의 박탈감도 생기더군요.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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