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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씌였나? ㅡㅡ^

 
 
오래 전의 어느 날, 어머니와 이런저런 대화를 주고받았습니다.
원래 가족간의 대화가 많습니다.
 
주고받던 대화의 소재는 다양했고, 나름대로의 어떤 고민과 생각도 슬쩍 털어놨죠.
 
"쯧쯔...너한테 귀신이 씌였구나, 조심해야 하는데...!"
 
그 후부터 그 말씀이 귓가를 맴돌 때가 적지 않게 됐습니다.
때로는 스스로도 예민해 질 때가 있습니다.
 
 

금요일 밤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방에 사는 선배부부가 자녀 둘의 협박성 섞인 강렬한 요구에 못이겨, 에버랜드로 놀러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선배부부 두분 모두 잘 알고, 너무나 절친한 사이고, 멀리도 내려가시는 바람에

꽤 오랫동안 뵙지 못했던 분들이죠.

 

저와 나이 차이가 꽤 나지만, 평소에 절 막내동생처럼 귀여워하고 아껴주시던 분들입니다.

 

그나마 서울에서 가까운 용인으로 오시는건데, 잠깐이나마 어울릴 수 있느냐는 말씀이셨죠.

사실 제가 요즘 몹시몹시 바빴던 관계로 심신이 피곤해서 축 늘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할 수 있습니까? 흔쾌히 승낙했죠.

 

다음 날 점심시간 조금 못돼서 전화했더니 에버랜드 도착해서 놀고 있다더군요.

 

"주말 이틀 노시는거에요? 그럼 저희 집에 와서 자고 가세요. 조금 멀려나..."

 

"아냐, 00에 호텔 방 예약해놨어, 아이들이 너무 조르는 바람에...

 자기 친구는 부모님이랑 에버랜드 구경하고 호텔에서도 잤다고 하는데, 자기들도 그래보고 싶다고...

 어차피 내일 하루 더 그 주변가서 돌아보고 내려갈 테니까"

 

~~~요즘 꼬맹이들 무섭더군요, 주말 이틀동안 선배부부 지출이 상당하겠더군요.

저도 나중에 결혼해서 아빠되면 별 수없이 저렇게 되겠죠...ㅡㅡ^

 

저녁에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점심식사 하고 오후에 그냥바로 그 지역으로 차몰고 달렸습니다.

 

규모 작은 호텔인데 분위기는 깔끔하고 깨끗하더군요.

호텔 도착해서는 곧바로 프론트로 가서 선배이름으로 예약된거 확인하고선

그냥 가족이라고 하고선 제가 대신 카드로 미리 결제해버렸습니다.

 

그런 식으로라도 지출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죠.

 

그냥 방은 어떤가 궁금해서는 키 좀 달래서 한번 올라가 보려고 했습니다.  

파킹한다면서 자동차키 달래길래 별 생각없이 건네주고선 키 들고 방으로 올라가봤습니다.

 

워낙 어려서부터 호텔을 많이 드나들었던지라(?)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올라가봤더니 다행히 깨끗하고 깔끔하더군요.

 

그래서 곧장 다시 아래로 내려와서 커피 한 잔 빼어들고 로비의 소파에 앉아서 좀 쉬었습니다.

커피 좀 마시니까 살 것 같더군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문득 프론트로 고개를 돌렸는데, 들어올 땐 없었는데, 눈에 확~ 띄는 아가씨가 있더군요.

 

얼굴의 미모가 몹시 빼어난 건 아닌데, 보는 이의 눈을 확~사로잡는 깨끗하고 청순한 스타일,

호텔제복이 잘 어울리는 큰 키(제가 키가 커서 키 큰 여자를 선호합니다),

착한 스타일의 몸매...곁에 다른 젊은 남자직원이 하나 서있고...한적한 타이밍...

 

귀신이 씌인걸까요...! 전 왜 이런지 모르겠습니다....

 

커피 한모금 꿀꺽 삼키며 일어서서 다가갔습니다.

방 키를 아가씨에게 돌려주며 말을 건넸죠.

 

좀 나가야겠는데요.

 

남자직원이 얼른 키를 건네며,

차를 내리겠습니다. 타워에 올려놔서...00분 정도 기다려 주셔야겠는데요.

 

네...그러세요, 천천히 하셔도 돼요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해.)

 

규모가 작은 곳이니 다 가능한 상황이었죠.

아가씨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어투와 목소리의 톤이 중요하죠.

 

여기 깨끗하고 좋네요.

 

, 그러세요? 감사합니다^^

 

“죄송한데 종이컵 좀 바꿔주시겠어요? 이물질이…”

 

? 아,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생긋 웃으며 잔을 가져다주는 모습이 귀엽고 매력적입니다.

 

커피를 아가씨가 갖다준 새 잔에 천천히 붓습니다,

그럴 때 젊은 여자에게 보여줄만한 어울리는 포즈와 표정이 있습니다 (저도 젊지만...).

 

일하신지 오래 되신거에요?

 

아뇨,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로...^^

 

"하필이면 썩 잘 어울리는 멋진 호텔리어로?"

 

"(쑥스러워하며) 아닙니다...쿡쿡^^"

 

몇 시간이나 일을 하는거에요?

 

00시부터 00시까지...근무는 어쩌구 저쩌구...

 

잠시 전화를 받더니, , 00분 정도 기다리셔야 한다는데, 괜찮으시겠어요?하고 묻더군요.

 

그럼요^^ (차 키를 슬쩍 건네며) 제가 대신 일할 테니 차 가져오면 드라이브 한번 다녀오세요.

 

쿡쿡쿡~!

 

귀여운 웃음 소리, 손으로 입을 가리며그러더니 말을 잇더군요.

 

아직 운전할 줄 몰라서요..."

 

실례지만 나이가?

 

올해 스물 둘입니다.

 

“(보기보다 조금 더 어리네?...잘 발달돼서 그렇군...)

 운전을 할 줄 알면 여러모로 훨씬 좋은 나이인데? 자기자신을 위해서라도.

 

나중에 정말로 꼭 필요하면 그때 배우려고요, 지금 몰줄 알면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네요.

만약 지금 몰줄 아는데 남자친구가 생기면 남자친구가 저더러 운전하라고 시킬지도 모르잖아요^^

 

질리지 않는 듣기좋은 목소리, 또렷한 발음, 밝으면서도 귀여운 매력의 말투, 표정의 변화 하나하나

 

그럼 차 탈 줄은 아시죠?^^

 

쿠쿡...그럼요^^

 

됐습니다...

 

풋내기 호텔리어....?

그녀에게 숨겨진 매력이 어떤 것인지 좀 더 끄집어내면서 확인했고,

나이도 알게 됐고, 성격과 스타일도 대충 짐작했고, 퇴근시간도 알아냈고,

자기 딴에는 밝은 분위기로 농담한다고 한거지만 현재는 남자친구도 없고...

 

전략과 방법이 딱 서더군요, 이젠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뒤의 일을 써야할지 말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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