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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그녀에 대한 추억 1

 
 
안녕하세요, 여러분.
내일부터 또 비가 온다네요, 모두들 18세 소녀의 마음처럼 얄궂은 여름 날씨 속에서 수고가 많으실 줄 압니다.
 
어떤 분이 쪽지로 물어 보시더군요.
경험담의 제 글도 봤고, 소설 쓴 것도 읽어봤는데 좋더라고요.
혹시 또 승무원에 대해 간직한 실제 경험담을 소개해 줄 수 있겠냐고요.
 
좋은 말씀에 감사 드리며, 이런 저런 경험을 떠올리다 문득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소설 중에 <홍루몽>이라는 작품이 있죠.
전 <홍루몽>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대강의 줄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설의 도입부 중에 어떤 구절이 마음에 와 닿은 적이 있습니다.
 
소설의 지은 이가 자신의 젊은 시절의 일들을 떠올리면서,
"나는 한 평생 여자들과 인연이 적지 않았는데, 내가 알고 지냈던 여자들은 대부분 나보다 훨씬 나았다"
라는 구절인데, 그 구절을 읽고 저도 적지않은 감회가 일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아직 인생을 잘 모르는 젊은 사내에 불과하지만, 여자관계에 있어서 그런 느낌을 갖고 있거든요.
기회가 있을 때 이런저런...여러가지 경험을 소개해 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청첩장을 한 장 받았습니다.
새로운 아름다운 커플 한쌍이 곧 이 세상에 다시 탄생하겠죠.
 
그녀와의 일을 조심스레 떠올려 봅니다.
 

작년의 일인데요...친한 여동생이랑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172의 훤칠한 키에 예쁜 얼굴, 착한 몸매그대로였습니다.

 

그 날 머리를 다소 짧게 자르고 웨이브를 넣고 있더군요.

 

그날 따라 헤어스타일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남자들 눈에 더 예뻐 보이면 더 낫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헤어스타일과 복장에 대해 남자와 여자가 갖는 느낌은 서로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여자가 보기엔 매력적이고 예쁜 스타일인데, 남자가 볼 땐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죠.

 

특히 여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고 심리상태를 파악하는데 상대적으로 좀 더 서툰 나이어린 남자들이
그런 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 그날 그 예쁜 여동생의 헤어스타일은 그다지 만족스럽진 못했습니다.

기왕이면 좀 더 예뻐 보이는 모습이라면 더 낫겠는데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슬쩍 그 애에게 듣기좋게 귀띔했습니다.

 

여자들은 자신의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에 대단히 신경을 많이 쓰죠.

그 애의 얼굴이 살짝 굳어지더니 신경 쓰는 빛이 역력합니다.

 

같이 술을 마시러 분위기 좋은 바로 걸어가는데 마침 머리핀을 파는 행상이 있더군요.

! 이 머리핀 참 예쁘네…” 하면서 머리핀 하나를 가리켰습니다.

 

그랬더니 그 애가 보고 동의하더니 하나 사야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얼른 지갑에서 돈을 꺼내 대신 지불하면서

먼저 집는 사람이 임자!라며 웃었습니다.

그리고 머리핀을 선물했죠.

 

같이 바에 들어가니 잠시 화장실에 갔다 오겠답니다.

자리에 앉아 기다리니 잠시 후에 그 애가 돌아오더군요.

 

헤어스타일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머리핀 하나로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로 얼른 바꾸고선 자리로 돌아와 앉더군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럴 경우엔 그냥 모른 척 해야 합니다.

 

? 그새 헤어스타일 바꿨네? 이랬다간 분위기 살짝 흐트러집니다, 무안해 하거든요.

잠시 후에 술을 주문하고선 웃으며 그랬죠.

 

이 곳 참 분위기 괜찮다조명 색도 조화있게 어울리고

조명아래 사람은 더 아름답고완벽한 하모니구만!

 

당연히 헤어스타일 바뀐 것까지 같이 넣어서 예쁘다고 칭찬해 주는 멘트였던 거죠.

환하고 만족스런 미소로 조용히 화답하더군요.

 

같이 술을 나눠 마시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술맛도 좋고그윽한 그녀의 향취도 좋고눈웃음도 귀엽고

 

사귀던 남자친구와 정리했다는 얘기를 꺼내더군요.

신중하게 잘 생각하고 결정했겠지라고 말해줬습니다.

 

속으로는 잘했다고 중얼거렸습니다.

 

그 아이의 남자친구는 좀 의처증 비스무리한 기질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녀가 아깝다고 줄곧 안타까워 하고 있었습니다.

 

더 좋은 남자를 조만간 만날 수 있을거라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녀라면 틀림없이 그럴겁니다.

성격이 정말 좋거든요, 성격 좋은 여자가 한 둘이 아니겠지만,

그녀도 틀림없이 그 안에 포함될 겁니다.

 

사연 있었던 여자들이 한 둘이 아닌데, 그녀와도 그랬습니다.

 

이 아이는 저를 처음 알게 되고서 평소에 저를 따라주고 공경함이 특히 깊은 애였습니다.

집은 서울이 아닌 지방이었고, 학교는 서울이었기에 혼자 서울에 올라와 있었죠.

그 아이와 알게 되고, 둘이 마음이 잘 맞아서 매우 친한 사이가 됐습니다.

 

3시절이 지나고 대학에 합격하자마자 부모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혼해 버리고 말았죠.

 

부부간의 갈등은 이미 무척 깊었었는데,

딸이 한창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기간동안은 애써 평온을 유지해 주고 계셨던 거죠.

 

그래도 아직 어린 나이에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컸겠습니까.

그 후부터 엄마와 함께 살고 있었죠, 그래도 살림은 넉넉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마음씨가 굉장히 상냥하고 다정합니다.

러면서도 꿋꿋하죠.

그런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봉사활동도 참 열심히 하던 애였죠.

 

그런 장점이 돋보였기에 저도 친동생처럼 여러모로 최선을 다해서 잘 대해 줬습니다.

예쁘고 착하고...마음도 잘 맞고...참 아꼈죠...

 

그 아이도 저 덕분에 마음 속 상처가 많이 아물 수 있었다고 나중에 말해 주더군요.

 

어느 날 서울역 앞에서 둘이 같이 있게 되었는데, 노숙자 아저씨 한 분이 다가오더군요.

이 애가 지갑에서 동전을 한 움큼 꺼내서 친절하게 아저씨 손에 꼭 쥐어줍니다.

 

저는 그 때 담배를 피우면서 속으로 약간 못마땅하게 생각했죠.

그 때만 해도 다소 모난 성격이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모든 노숙자를 대상으로 그런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일부 노숙자들에게 나름대로 큰 불만이 있었습니다.

스스로 뭔가를 적극적으로 찾아서 하지 않고, 남에게 폐해를 적지않게 끼친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들에게 점점 실망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마음 속에 모난 감정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죠.

 

그런데아주 잠시 후에

그 노숙자 아저씨가 또 우리 뒤로 슬그머니 다가오며 손을 내밀더군요

 

순간 울화가 치밀었습니다.

방금 돈을 건넨 사람을 기억도 못하고 있는 거였습니다.

단순히 습관적으로 고마워 할 줄도 모르고, 저런 어이없는 행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전혀 황당해 하는 기색이 없이 또 지갑을 열고 있는 거였습니다.

 

제가 어이없어서 아저씨에게 버럭 화를 내며 쏘아붙였습니다.

 

아저씨, 방금 돈 한움큼 받아가지 않으셨어요?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제가 굉장히 사납게 달려들었나 봅니다. 목소리도 크고 경멸의 감정이 섞여 있었죠.

 

아저씨가 당황해 하며 !하더니 황급히 저쪽으로 슬금슬금 겁 먹은 표정으로 물러납니다.

 

제가 또 사납게 대들었습니다.

 

"방금 이 아가씨가 가득 드리지 않았어요? 기억 안나세요???!!!"

 

아저씨는 주춤주춤 물러나고, 그 아이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면서,
저한테 그러지 말라고 눈짓을 합니다, 한 얼굴 가득히 안타까운 표정으로요...
 

그리고 지갑에서 또 돈을 꺼내더니 아저씨 곁으로 다가서면서 손에 건네주며

아저씨 등을 부드럽게 부축하며 돌려보냅니다.

 

표정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잠시 후 제 쪽으로 몸을 돌렸지만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그리고 제 곁으로 다가서더니 난간에 두 팔을 얹어 기대며 서더니 고개를 푹 떨굽니다....

 

그 순간 그 아이의 너무나도 당황해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보는 순간,
제 가슴이 마구 고동치면서 뛰어올랐습니다.
 

저까지 당황스러워 지면서 온갖 감정이 교차하더군요.

 

제가 몸을 돌려 다른 쪽으로 시선을 보내고 숨을 후우후우 내쉬며 스스로를 달래다가

참을 수 없어서 그 아이를 향해 돌아서면서 물었습니다.

 

OO야, 오빠가 너무 냉정하니???

 

그 아이 저랑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 멍하니 옆을 바라보며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는데

순간 그 아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더군요.

 

그 눈과 표정을 보는 순간, 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뭔가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가 당황하듯어쩔 줄을 모르겠더군요.

 

노숙자 아저씨에게 소리를 지르면서도 속으로는 그것이 옳지않은 행위였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그리고 동시에 내 자신이 어째서 이토록 모나게 변하고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죠.

 

누구나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고 동정심을 갖고 있는 것처럼,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거리의 노숙자, 특히 불쌍해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전 그대로 스쳐지나가질 못했습니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지나가다가도 그런 이들을 보게 되면,

그리고 저와 함께 있던 그 누군가가 그들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을 주지 않으면

어리디 어린 전 그 자리에서 울고불고 하면서 그 누군가의 손을 물어 뜯기도 하고 그랬다네요.

 

중고등학생 시절 수학여행을 가서도 버스 안에서 늙은 아주머니들이 다가와서는

오징어, 쥐포 사거라구웠다!!! 하고 처량하게 외치면

창 밖으로 그 분들을 보면서 힘들어서 견딜 수가 없었죠.

 

다른 친구들은 각자 떠들면서 어찌 그리 냉담해 보이던지

 

결국 그럴 때마다 전 오징어며 쥐포며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사면서

아주머니들에게 구우신거에요? 맛있겠다라며 웃어보이면서 따뜻한 말을 건넸죠.

그리고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오징어와 쥐포를 돌리곤 했죠.

 

그런 모습을 갖고있던 제가어쩌다가 세월이 지나서는 그렇게도 몹쓸 놈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걸까요

 

그 순간그냥 단순한 에피소드로 끝나버릴 수 있는 그 순간에 그녀에게서

제 어린 시절의 자아를 끄집어내면서 말할 수 없는 회한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함께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전 풀이 푹 죽어 있었습니다.

머리 속으로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하고 있었죠.

 

부끄러움뉘우침그 상황을 되풀이 해 돌아보면서 곁눈질로 그 아이의 표정을 살폈습니다.

그 아이는 시선을 돌리고 있었고요...

 

그러다 제 입에서 중얼거리듯이 한마디가 툭 튀어나왔죠, 저도 모르게요

 

오빠도원래 그러진 않았어…”

 

잠시 후에 그녀가 속삭이듯 대답하더군요.
 

괜찮아요…”

 

나직하면서도 정말 부드럽게, 포근하게 감싸주던 목소리

그 목소리가 귓가에 닿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를뻔 했습니다.

그리고 당황하고 있었습니다...이게 도대체 무슨 느낌일까 하고요...

 

그리고 한마디가 더 들려왔습니다.

 

잊어버리세요오빠…”

 

제가 저도 모르게 그랬죠.

 

고맙다…”

 

그 애가 꼭 차가워진 제 영혼을 구해준 것처럼 느껴졌고, 진심으로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다정하고 상냥한 아이에게 어떻게 소홀히 대할 수 있을까요

그 후 그 아이에게 친 여동생처럼 더욱 더 다정하게 대해줬고 스스럼 없는 사이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그 애가 항공사 승무원 시험을 치를거라고 하더군요.

그 때 그 애는 집에 내려가 있었는데 벌써 올라와서 면접도 순조롭게 통과했고,

체력테스트를 치르러 다시 올라올거라고 하더군요.

 

그 전날 통화를 하면서 목소리를 들으면서 문득 그 애가 너무나 보고 싶더군요.

 

이리저리 재보니 다행히도 시간도 맞을 것 같기에....
다음 날 아침 일찍 공항으로 가서 기다렸습니다.
그 애는 아침 첫 비행기로 올라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날...많이 한적했던 공항의 한 편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 애가 저만치에서 나타나더니 이 쪽으로 걸어옵니다.

무척 보기 좋은 몸매얼굴도 좋아보이더군요.

 

제가 다가갔더니 깜짝 놀랍니다.

 

오빠! 오빠가 여긴 웬일인데요!!!!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웬지 걱정돼서라고 했더니,

아침은 드셨어요? 너무 깜짝 놀랬다!! 라며 기뻐합니다.

 

그 애의 복장에 눈길이 가더군요.

반팔 티에반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습니다.

다른 건 다 좋은데반팔 티에 단추가 달려 있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단추 없는 면티를 입어야 한다고 되어 있지 않았니?

 

전 그 때...체력테스트시 갖춰야 할 복장에 관한 사항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애의 일이라서...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애는 깜빡했나 보더군요.

 

그랬더니 자기가 입고있는 티를 보면서 아차! 싶었는지 당황하더군요.

그리고 어떡해야 하나곧 들어가야 할텐데하는 눈치였습니다.

 

티를 살만한 곳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둘이 잠시 그렇게 당황하고 있었죠.

 

그러다가 제가 그 애의 손을 잡고 화장실 쪽으로 끌었습니다.

 

저는 남자화장실로 들어갔고, 그 애는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그 때 전 흰 면티를 안에 입고 있었던거죠.

 

아침부터 땀을 좀 흘렸기에 마음에 몹시 걸리긴 했지만, 그런 걸 생각할 때가 아니었습니다.

면티를 벗어들고선 밖으로 나와서 건넸습니다.

 

땀냄새는 좀 나겠지만, 괜찮겠니?

 

그 애가 몹시 기뻐하더군요.

괜찮아요!

활짝 웃으면서 고맙습니다!하고선 가방에 곱게 개어 집어넣습니다.

 

그리고선 아침 맛있는 것 드셔야죠!라면서 제 팔짱을 낍니다.

 

괜찮다고, 이제 빨리 돌아가봐야 한다고, 꼭 합격하라고 격려하며 그녀를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애는 나중에 합격했죠.

 

다음에 만났을 때 면티를 정성껏 세탁해서는 곱게 접어서 종이 백에 넣어서 돌려주더군요.

소중한 면티였다고 웃으면서요...

 

그 애가 윙을 달고 명실상부한 첫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줬죠.

 

그리고 어느 주말 국제선 비행을 처음으로 마치고 인천공항에 돌아왔을 때

그렇게 해주고 싶어서 제가 꽃을 들고 가서 픽업을 했습니다.

 

꽃을 건네주고 축하해 줬습니다.

 

단정한 유니폼이 잘 어울리는 예쁜 모습으로 그 보다 더 환하고 예쁜 미소를 짓더군요.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정말정말 끌리는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제가 집까지 바래다 줬습니다.

이 곳에서 일을 해야 하기에 다시 서울에 그리 크지 않은 평수의 아파트를 얻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 애가 저더러 올라와서 차라도 한 잔 하고 가라고 권했죠.

 

원래는 그냥 쉬게 해주는게 당연하겠지만...

그 날 따라 함께 더 있고 싶었던지라, 따라 올라갔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그 애의 집으로 들어갔더니, 그 애가 잠시 앉아서 쉬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가볍게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으려는 거였습니다.

 

예쁘게 잘 어울리는 유니폼 입은 모습의 여운이 웬지 남아 있었습니다.

 

더구나 무척 아끼던 아이였기에

그리고 웬지 모르게 예전보다 더 성숙한 여인의 아름다움을 풍기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기에

 

끓여온 차를 마시면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데,

그 애의 집에서 단 둘이 있었기에 그런지…저도 마음이 많이 설레였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뭔가 아쉬움이 자꾸만 남아서 맴돌고 있었죠.

참 그 때 그 순간왜 그리도 마음 속이 혼란스러웠는지요

 

제가 잠시 후 어느 순간...조심스레 말을 걸었죠

솔직히 말해 버렸습니다.

 

유니폼 입은 모습 찍어도 될까.?

 

잠시아주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퇴근했는데옷도 갈아입었는데^^;;;  그 애가 쑥스럽게 웃으면서 그러더군요

 

다시입으면 안되니?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였습니다…..”미안…”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동안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 애가 고개를 숙이고선 잠시 뭔가 생각하고 있더군요

 

저에게는 그 시간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괜한 말을 했나 싶었지만, 이미 쏘아버린 살이었죠.

 

그 애가 어느 한 순간 고개를 들고선 예쁘게 웃더니

 

그럼요^^

 

그리고 또 말합니다.

 

기다려요, 오빠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제가 쑥스러워하면서 중얼거리듯 말했습니다.

 

내 디카…”

 

그 애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 주길래…..혼자서 아래로 내려갔죠.

천천히아주 천천히그리고 차에 놔둔 디카를 들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글이 길어져서 읽기 곤란하실 듯 합니다.

 잠시 후에 다시 이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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