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소에 대한 추억(20년전 추억에 대한 확인)
저는 말 그대로 깡촌 출신으로 국민학교 졸업전까지 돈내고 하는 이발소에는 가보지 못했고(동네 근처에 이발관 없었음) 동네 아제한테 담배한갑 가지고 가면 바리깡으로 빡빡 밀어주는걸로 이발로 멋을 낸다는것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읍내에 있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이발관를 다니게 됐는데 그때 이발비가 500원 이었습니다. 터미널에서 중학교까지 가는길에는 여러곳의 이발소가 있었는데 부부가 하던 이발관은 아저씨가 이발을 하고 아줌마가 머리를 감겨주었는데 이 아줌마 가슴이 엄청 커서 머리를 감겨줄때 등에 닿아 촌놈들에게 육보시를 해주었지요...
한동안 그 이발관을 이용하다 여러 이발관으로 발을 넓히게 됩니다.
학교앞에 바로 있는 이발관은 장소의 유리함으로 머리감기는 셀프여서 잘 않갔고 터미널 근처에 새로운 이발관이 개업해서 여러번 기웃거렸으나 범상치 않는 포스가 느껴지는 여타의 이발관과는 다른 분위기여서 쉽게 범접하지 못하고 기회를 노리고 있었죠...
다른 이발관들이 유리창으로 되있어 안이 다 보이는데 이 이발관은 안이 하나도 않보이고 학생들은 않들어가는것 같아 망설이던 때 마침 두발단속이 있던날 다른 이발관들이 모두 밀려있어 이쪽으로 가게 됐는데 이발관 안쪽에 커튼이 쳐 있고 이발이 끝난 아저씨들은 그쪽으로 가서 면도를 하고 안마를 받는것 같았습니다. 안쪽에서는 연신 퍽,퍽" 하고 안마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발을 하고 있는데 안쪽에서 초미니스커트를 입은 누나가 나왔다 들어가기도 하고 다음에 갔을때는 거울로 보고 있을때 바지를 미니스커트로 갈아입는것도 보고 어린 가슴에 불을 지피는 이발관이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동네옆으로 갔는데 그때쯤에는 버스정류장에 미용실이 생겨서 그쪽에서 이발을 했기 때문에 이발관을 갈일이 없었고 미용실 아줌마는 옆동네 형님 형수라 온동네 사람이 다알고 지내는터라 별다른 썸씽이 생길수 없었죠
대학입학후에도 별다른 기억이 없이 맨날 학교 이발관에서 이발했던 기억이라 별다른게 없었고...
군대 휴가나왔을때 서울 누나네집에 있다가 친구를 만나기로 하고 누나네 집 근처인 구로공단역에서 약속시간을 기다리다 시간이 남길래 이발이나 해야겠다 생각하고 이층에 있는 이발관에 올라갔는데 깜짝놀랐습니다.
이발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응접실이 있고 자리에 앉으니까 미니스커트 입은 아줌마가 시원한 물수건으로 목이며 얼굴을 닦아주고 이른바 퇴폐이발관이었는데 순진하게도 저는 이발만하고 도망쳤던 관계로 서비스(?)는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대학졸업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출장길에 떨리는 마음으로 뺑뺑이가 여러개 돌아가는 이발관으로 입장하여 서비스를 받아 첫 이발관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중학교 시절 그 떨리던 마음으로 들어갔던 그 이발관에 대한 생각이 있었죠...
고향에 가면 언제나 갈수는 있지만 쉽게 들어가기에는 이제는 다른 사람들 눈도 생각해야 할 상황이었으니까요...
몇년전 고향에 갔을때 그 이발관을 들어가게 되었는데 중학교때 제 머리를 잘라주던 아저씨가 이발관을 계속하고 있었더군요...
20년만의 복귀라고 이발관 아저씨에게 어린시적 추억을 이야기 했더니 아저씨가 많이 웃으면서 그때는 어린것들이 들어오면 않되는데 손님이 별로 없어서 학생들 이발도 해주고 했다며 이제는 안마사들도 없고 그냥 평범한 이발관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에도 면도와 안마만 했었다고...저의 20년간의 궁금증도 해소했고요...쓰고 나니 약간 허무하네요.ㅎㅎ 그후에는 너무많은 경험을 해서 기억이 짬뽕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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